사회 사회일반

숨진 국정원 변호사 '위장자살' 의심되는 이유…유족 자체 현장검증

알루미늄 포일 타지않고 아래 발판매트만 녹아

"손에 번개탄 피운 흔적도 없다" 진상규명 요구

유족 측은 누군가 정씨를 살해한 뒤 정씨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위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서울경제DB유족 측은 누군가 정씨를 살해한 뒤 정씨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위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서울경제DB


국가정보원의 ‘댓글 수사방해’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춘천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국정원 소속 정치호(43) 변호사 유족이 자체 현장검증에 나섰다.

28일 정씨 유족은 정씨가 숨졌던 소양강댐 인근 한 주차장으로 정씨 차량을 가져와 발견 당시와 같은 방식으로 번개탄을 피웠다. 정씨가 숨졌던 곳과 같은 장소에 차를 주차하고 같은 번개탄과 자동차 발판 매트 등을 준비해 숨진 당시 상황을 재현했다. 경찰은 “검증되지 않은 실험을 하는 건 옳지 않다”며 실험 진행을 거부해 유족들이 직접 차량을 끌고 와 경찰 입회 없이 진행했다.


유족 측은 정씨의 사망 경위에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유족 측이 이날 공개한 정씨가 숨진 당시 차량 상태에 따르면 조수석 발판 매트 위에 알루미늄 포일이 깔렸고 그 위에 소주 2병이 놓였다. 번개탄은 소주병 위에 놓여 피워졌는데 포일은 타지 않은 채 아래에 있던 발판 매트만 녹았다. 또 발판 매트에 구멍이 3개나 생긴 점, 번개탄으로 온도가 급격히 올라간 차 안에서 깨지지 않고 멀쩡한 소주병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정씨 스스로 번개탄을 피웠다면 손에 남았을 얼룩 흔적이 없은 점, 소주병·포일·번개탄 구입처가 나오지 않은 점도 이유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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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측은 누군가 정씨를 살해한 뒤 정씨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위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씨의 형은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며 “제대로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정씨의 사망 의혹에 대해 성명불상자를 살인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정씨는 지난 10월 30일 오후 9시께 춘천시 소양강댐 인근 한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차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었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홍태화인턴기자 taehwa@sedaily.com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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