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1.9% 상승해 지난 2012년(2.2%) 이후 가장 높았다. 2015년에는 0.7%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0%로 올라선 데 이어 올해는 0.9%포인트 더 높아졌다.
올해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평균 53달러로 지난해보다 29%나 오르며 석유류값이 7.7% 뛰어올랐다. 이 영향으로 공업제품 물가는 지난해 0.5% 하락했지만 올해 1.4% 상승 전환했다.
농축수산물은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축산물 가격 상승과 여름철 폭우·폭염으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5.5% 올랐다. 품목별로 달걀이 43.7%, 오징어는 49.9% 올랐다.
그러나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볼 수 있는 근원물가는 1.5% 상승해 1999년(0.3%) 이후 오름폭이 가장 적었다. 근원물가는 2015년 2.2%를 기록한 뒤 2016년(1.6%)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3.2% 상승하는 등 경기가 회복했지만 반도체처럼 일부 업종으로만 쏠렸고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가 미치지 않다 보니 물가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주택·수도·전기, 음식·숙박 등 지출액이 많은 1인 가구와 식료품·비주류음료, 주택·수도 등으로 많이 쓰는 고령자 가구를 따로 분석한 결과 1인 가구의 물가상승률은 1.7%, 고령자는 1.8%로 전체 물가상승률보다 낮았다.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5%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2.6%를 기록한 뒤 9월 2.1%, 10월 1.8%, 11월 1.3%(연중 최저치)로 떨어지다 상승 반전했다.
채소류는 1년 전보다 16.0% 하락한 반면 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은 7.5%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