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조작해온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호주에서도 대규모 집단소송이 시작됐다.
1일(현지시간) 호주 퀸즐랜드에 있는 법무법인 샤인 로이어즈(Shine Lawyers)는 애플을 상대로 아이폰 이용자들의 보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샤인 측은 현재 집단소송을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올해 초 소장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샤인 측에 따르면 호주에서 애플의 성능 조작으로 피해를 본 이용자가 5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손해배상 청구액은 10억 달러(1조 685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받게 되는 혐의는 품질 보증 위반, 업무 태만, 소비자 신뢰 위반 등이다.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조작했다고 시인한 지난달 20일 이후 애플을 상대로 소송이 제기됐거나 추진 중인 국가는 미국을 포함해 이스라엘, 프랑스, 한국, 호주 등 5개국으로 늘었으며, 건수로는 15건에 이른다.
이번 ‘배터리 스캔들’은 앞서 아이폰 이용자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 “구형 아이폰의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면서 iOS(애플 모바일 운영체계)의 처리 속도가 느려졌다”는 의혹을 속속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애플은 지난달 20일 “배터리 부족에 따른 갑작스러운 전원 꺼짐을 막기 위해 아이폰 속도를 제한했다”고 시인한 데 이어 지난 28일에는 “우리가 사용자들을 실망시켰다”면서 사과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애플의 해명과 보상책이 충분하지 않다며 각국에서 집단소송에 나섰고, 일각에서는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을 포함해 경영진 책임론까지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