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이채원 한국밸류운용 신임 대표 “"금리인상으로 가치주 시대 다시 열릴 것"”

지금껏 대형성장주 강세였지만

중기 정책·4차 산업혁명 맞춰

중소형주 종목 장세 전개 예상

말레이·印尼 등 새 투자처 발굴

해외 가치주 펀드 연내 선뵐 것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이채원 신임대표 인터뷰/권욱기자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이채원 신임대표 인터뷰/권욱기자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최대 호황을 맞은 증권사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같은 금융투자업계인 자산운용사들은 쓴웃음을 지어야만 했다. 지수 상승으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수탁액이 크게 감소한데다 패시브펀드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면서 액티브펀드에 대한 외면도 거셌기 때문이다. 특히 가치주펀드 운용사들은 몇 년 동안 계속된 대형·성장주 중심의 장세가 지난해에도 이어지면서 유독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이에 대해 이채원(사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신임 대표는 “그동안 저금리와 저성장으로 인해 대형성장주가 전 세계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가치주에 대한 외면이 계속됐다”며 “하지만 한국은행이 6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선데다 올해 중소형주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무술년에는 가치주의 시대가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대표를 맞은 한국밸류운용의 현 상황이 썩 좋지만은 않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설정된 대표펀드 ‘한국밸류10년투자1호’에서는 2016년 3,197억원이 빠져나간 데 이어 지난해에도 4,540억원(12월22일 기준)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코스피가 20% 이상 오르는 동안 펀드의 수익률이 2%대(C클래스 기준)에 그치면서 실망한 투자자들의 발길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수탁액도 지난해에만 8,832억원(12월27일 기준) 줄어들면서 4조8,84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한국밸류운용의 수탁액은 2012년 2조1,191억원에서 2013년 5조2,213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뒤 줄곧 5~7조원을 유지했으나 5조원의 벽도 깨지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가치주펀드 부진에 대해 “금리가 오르지 않으면서 성장주의 상승세가 이어졌고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펀드로 자금이 몰리면서 시가총액이 낮은 종목들은 소외됐다”며 “이로 인해 환매가 늘어나고 주가는 떨어지고 다시 환매를 해야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가치주 펀드의 성과가 좋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 가치주 펀드가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액티브와 패시브 간의 자금 이동은 과거부터 줄곧 번갈아가며 나타났던 현상인데다 올해는 지수가 정체될 것으로 보여 패시브 우위 현상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법인세 인상과 금리 인상, 우호적이지 않은 환율, 인건비 인상 등 여러 가지 제반여건이 국내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쉬어가는 과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재는 재고확충 사이클이 마무리되는 국면으로 경기가 급격히 돌아서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시장 자체는 제한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수가 현재보다 10%가량 상승·하락하는 등 움직임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중소기업·벤처기업 살리기 정책이나 4차 산업혁명 등에 맞춰 종목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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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투자대상 발굴을 위해 해외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국밸류운용은 2015년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배당’ 펀드를 마지막으로 신규 펀드를 출시하지 않았으며 현재 ‘한국밸류10년투자 1호’와 ‘한국밸류10년투자밸런스’ 등의 국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만 갖고 있다. 새 펀드는 아시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직접 해외기업에 대한 탐방 등을 진행해야 하는데 북미나 유럽권은 물리적 어려움이 있어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규제 등이 잘 마련돼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한 상품을 먼저 설정할 계획으로 우선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해외 주식형펀드 출시를 위해 이미 약 4년 동안 리서치를 해온 만큼 이르면 1년 안에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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