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의 나라’ 사우디아라비아가 휘발유 가격을 배로 인상하는 파격적인 조치에 나섰다.
사우디 정부는 1일(현지시간)부터 휘발유 가격을 최고 배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부는 “정부의 재정 균형 프로그램을 이행하고 국내 석유제품 소비를 절약하기 위해 에너지 가격을 조정한다”고 정책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통 무연휘발유(옥탄가 91)는 L당 1.37리얄(약 390원·83% 인상), 고급휘발유(옥탄가 95)는 2.04리얄(약 581원·126% 인상)로 상향됐다.
이번 조치는 사우디 정부가 저유가 탓에 사상 최대의 재정 적자를 기록하자 2016년 1월 1일 정부지출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 보조금을 축소해 휘발유 가격을 최고 67% 올린 뒤 2년 만의 인상이다. 사우디는 지난 2015년 재정적자가 건국 이래 최대인 3천262억리얄(93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사우디 정부는 이날부터 전기요금 가격도 대폭 올렸다. 가정용 전기의 경우 사용 전력량 6,000㎾h까지 ㎾h당0.18리얄(약 51원), 그 이상은 0.3리얄(약 85원)로 기존의 요금의 3배 정도다.
사우디는 전체 전력의 절반을 가정에서 소비하며, 더운 사막 기후 탓에 가정용 전력의 70% 정도가 에어컨 가동에 쓰인다. 에어컨이 3대 정도인 중산층 가정은 인상된 요금을 적용하면 한 달에 전기요금이 600리얄(약 17만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사우디 일간 사우디가제트는 예상했다.
사우디의 에너지 가격 인상은 이날부터 도입된 부가가치세(5%)가 한 원인이기도 하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는 저유가에 따른 정부의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무세금 정책을 포기하고 이날부터 부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