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팔라우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앞세워 대만과의 단교를 요구하는 중국의 압력에 당당하게 ‘노’(NO)라고 맞섰다.
1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1월 자국 여행사들에 승인되지 않은 지역을 대상으로 단체관광을 광고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경고하면서 팔라우를 승인 지역에서 제외했다.
필리핀과 괌 사이에 있는 팔라우는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20개국 가운데 하나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인구 2만1천500명인 팔라우는 관광산업에 의존도가 높다. 2015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특히 올해 방문객 11만3천명의 절반가량을 중국인이 차지할 정도로 유커의 비중이 크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 단체관광상품 판매 금지령을 내렸을 때 우리나라가 감당한 피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ADB는 올해 중국, 일본, 대만으로부터의 현저한 방문객 감소가 이미 팔라우의 단기 경제전망에 불확실성을 유발했다고 분석했을 정도다.
그러나 토미 레멩게사우 팔라우 대통령의 대변인 올커리일 카즈오는 “팔라우는 법치국가이자 민주국가”라면서 “우리는 스스로 결정한다”며 대만과 단교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카즈오는 또 “중국이 승인한 (여행) 목적지 명단에서 팔라우를 제외하는 것은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2016년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당선되자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나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해 12월 아프리카 서부의 소국인 상투메 프린시페가 대만과 단교했고, 지난해 6월에는 대만의 남아메리카 우방이었던 파나마가 대만과 외교관계를 끊고 중국의 손을 잡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