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극명克明

-신현정作

0315A38 시로여는 수욜


이른 아침 한 떼의 참새들이 날아와서는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옮겨 날고


마당을 종종걸음치기도 하고

재잘재잘 하고 한 것이 방금 전이다

아 언제 날아들 갔나

눈 씻고 봐도 한 마리 없다


그저 참새들이 앉았다 날아간 이 가지 저 가지가 반짝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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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가 반짝이고 쥐똥나무가 반짝이고 마당이 반짝이고

아 내가 언제부터 이런 극명克明을 즐기고 있었나.

어둠이 물러가고 먼동이 트면 가장 먼저 새들이 아침을 물고 창가로 온다. 새들이 아침을 노래하는 것 당연한 일인 줄 알았다. 생각느니 보일러도 들어오지 않는 둥지에서 밤새 떨었던 새들이 가장 안온한 사람의 창가에 와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 아닌가? 겨울 깊을수록 열매들이 줄어도 새들의 노랫소리는 명랑을 잃지 않는다. 새들이 아침을 전한 곳마다 모든 물상이 반짝인다.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구석구석 묵은 어둠들 속속들이 밝혀져 극명한 세상이 도래하기를.<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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