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39명의 공관장 인사를 단행한 것을 비롯해 최근 60개 재외공관장 직위 인사(내정 포함)를 실시했다. 이 중 16명(26%)은 외교부 밖 인사를 특임공관장(직업외교관 출신이 아닌 인사 중에서 특별히 임명되는 공관장)이었다. 전체로 보면 재외공관장 163명 가운데 26명으로 16%를 차지했다. 문재인 정부는 외교부 ‘순혈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임기 내 특임공관장 비율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임명된 공관장의 면면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과 범여권 인사들이 많았다. 노무현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이었던 박선원 전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이 상하이총영사로 임명됐다. 박 총영사는 대선 때 선대위 안보상황단 부단장을 맡았다. 직업외교관 출신으로 문 대통령 캠프 외교자문그룹 ‘국민아그레망’ 일원이던 신봉길 전 외교안보연구소장은 주인도대사로 갔다. 참여정부 때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던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주교황청대사로,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지낸 박금옥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주노르웨이대사로, 정범구 전 의원은 주독일대사로, 최규식 전 의원은 주헝가리대사로 임명됐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 4강 대사에 이어 이번 대사에서도 범여권 출신 외부인사가 잇따라 공관장에 임명되며 ‘자리 챙겨주기, 코드 인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여성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주밀라노총영사에 유혜란 국립외교원 기획부장이, 주니가타총영사에 정미애 성공회대 연구교수가 임명되는 등 5명의 여성 공관장이 신규 보임되면서 여성 공관장은 2명에서 7명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비외시 직원 6명이 공관장에 발탁됐고 업무·외국어 역량 등에서 두각을 나타낸 과장급 직원이 소규모 험지 공관장으로 임명되거나 본부 국장급 직위 역임자들이 주요 공관 등 외교 일선에 전진 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