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종가 기준 800을 넘어서는 등 증시가 새해 첫날부터 기운찬 상승세를 보였다. 12월 ‘산타 랠리’는 없었지만 ‘1월 효과’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기업 이익 개선이라는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내수 회복, 중국과의 관계 개선, 정책 효과 등이 어우러지면서 이달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스피 3,000, 코스닥 1,000이 올해 실현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잖이 나온다.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코스닥은 장중 한때 813.4까지 오른 끝에 전 거래일 대비 1.76% 상승한 812.4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지난해 11월에도 장중 800선을 넘겼지만 종가는 70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이 800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7년 10월 이후 10년 3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코스피도 0.49% 오른 2,479.65에 거래됐다. 코스피는 지난해 11월 초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월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투자가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325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87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최근 10거래일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3조원 이상을 팔아치우는 사이 외국인들은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하며 증시 재진입을 노리는 분위기다. 외국인은 최근 2주간 5,624억원을 순매수했다. 또 개인도 3거래일 연속으로 1,239억원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새해 첫날부터 나타난 증시 강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업 실적이 탄탄하다. 지난해만큼은 아니더라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증시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를 전후로 시장은 다시 올해 기업 이익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증시를 주도했던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몸값이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날 증시에서도 코스피 대형주·중형주 지수의 상승률은 각각 0.32%, 0.83%였던 반면 소형주는 1.14%나 올랐다. 코스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측됐다.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닥100지수가 1.28% 상승하는 사이 중형주 300개 종목을 묶은 코스닥미드300 지수는 2.21%, 소형주로 이뤄진 코스닥 스몰 지수는 2.34% 올랐다.
지난해 코스피·코스닥 모두 20%대의 상승률을 기록했음에도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코스피2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86배로 2013년 8월 이후 최저치”라며 “수출 호조, 정책 기대감 등에 힘입어 코스피·코스닥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에서 12월 말 이전까지 증시가 주춤했지만 일시적인 조정에 그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의 귀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분석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 세계 지수에서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사상 최고치인 반면 시가총액 비중은 1.9%로 전고점(2011년 8월 2.1%)보다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투자가들의 입장에서도 매력도가 높다는 이야기다.
일각에서는 올해 코스닥이 1,000포인트도 넘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임상국 KB증권 종목분석팀장은 “지난해 말 양도차익세 회피 등을 위해 일시적으로 주식 비중을 축소했던 개인들이 다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며 외국인투자가들도 실적 개선, 코스닥 활성화 정책 등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국민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 방안이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중 이 같은 내용의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규모는 지난해 3·4분기를 기준으로 약 127조원이다. 코스닥 투자 비중을 1%포인트만 늘려도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피 3,000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신증권은 “국내 경기가 안정되고 기업 이익이 개선되면서 올해 코스피 3,000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전히 정보기술(IT)주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내수주, 중국 수혜주 등이 가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