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단기자금 코스닥으로 대거 몰렸지만...기관은 단타매매

MMF서 지난달 17조원 유출

예탁금은 하루 1.7조 증가

기관차익실현 1.7% 급락

신라젠 대주주 연말 이후

보유주 4% 매도 소식도 영향



증시 주변에 대기하던 단기자금들이 빠르게 코스닥시장으로 흡수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머니마켓펀드(MMF)에서 17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한 달 새 고객예탁금은 3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지난 3일 하루에만도 고객예탁금이 1조7,848억원 들어왔다. 조정 장세에서 방황하던 자금이 1월 효과를 노리고 코스닥시장으로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은 증권사 등 금융투자 업체들의 단타매매로 급락했다. 특히 이날 문은상 신라젠 대표 등 특수관계인들이 지난해 말 이후 3.99%(271만주)를 장내에서 팔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바이오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단기 금융상품에 주로 투자하는 MMF 설정액에서 17조1,067억원이 유출됐다. 지난해 11월 유출자금이 4조6,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4배 가까운 금액이 빠져나간 셈이다. 물론 분기 말과 연말 법인투자가들이 금융투자 상품 비중을 조절하느라 MMF 자금을 줄이기는 하지만 17조원은 월별로 최근 5년간 가장 큰 규모다.


MMF는 단기 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해 펀드 수익률을 조절하는 상품이다. 가입금액에 제한이 없어 소액 투자자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고 환매도 쉬워 보통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MMF로 향한다. 시장에서는 연초 효과를 기대한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옮겨가면서 MMF 자금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내내 자금유출 압박을 받던 국내 주식형펀드는 최근 한 달간 설정액이 3조원 늘었다. 이 중 대부분은 인덱스 주식형펀드다. 연초 ‘1월 효과’를 기대한 코스닥 투자 열기가 자금 이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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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의 단기자금이 코스닥시장으로 흡수되는 가운데 기관은 셀트리온헬스케어·신라젠·메디톡스 등 바이오주와 펄어비스·CJE&M·스튜디오드래곤 등 엔터테인먼트·게임주들에 대한 차익실현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12월15일부터 코스닥시장에서 7일 연속 순매수를 펼치며 9,849억원어치를 사들였던 증권사 등 금융투자 업체들은 해가 바뀌자 매도세로 돌아섰다. 12월27일부터 5일 연속 7,42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금융투자 업체들이 주축이 된 기관의 매도세로 이날 코스닥시장은 장 마감 30분을 남기고 하락세로 밀리기 시작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1.74% 하락한 808.01로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신라젠 등 바이오주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제기되며 증권사들이 보유물량을 축소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기관의 차익실현에 시장이 출렁이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이 여전히 상승 탄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급뿐 아니라 정부의 코스닥시장 육성정책이 긍정적 영향을 미쳐 연내 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시된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코스닥에서 약 3조원을 누적 순매수한 외국인은 올해도 실적개선과 정책 모멘텀 기대로 관심을 이어갈 것”이라며 “국민연금의 코스닥 투자확대안, 벤처투자 규제완화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하면 코스닥시장은 연말 효과를 이어받아 1월에도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오주 등 개별종목의 악재에 대해서는 단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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