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진실 없는 진실의 시대] 힐러리를 패배로 몰고간 '붕괴된 녹색'

■켄 윌버 지음, 김영사 펴냄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유세 도중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지지자들을 ‘한심한 무리들’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런 무시와 비난은 힐러리의 가장 큰 패착이었다. 힐러리의 지지자들은 자신들만이 정의롭다고 생각하며 억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상대편 사람들을 싸잡아 비난함으로써 힐러리의 핵심 가치였던 다양성과 포용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간의 의식과 수준을 상징적인 색으로 설명하면서 현대 인류의 상징색을 ‘포용성’과 ‘다양성’, ‘상대적 진리’를 특성으로 하는 녹색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이 녹색이 자기반성과 교정을 중단하면 우월성과 위계주의를 가지는 ‘붕괴된 녹색’으로 왜곡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트럼프 지지자들을 비난하며 도덕적 우월감을 가졌던 힐러리 진영을 ‘붕괴된 녹색’의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정치적 공정성’을 바탕으로 다른 견해를 가진 집단을 깎아내리고 억압함으로써 애초 그들이 가치였던 포용 대신 갈등을 폭발시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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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이 포용적이라면 ‘붕괴된 녹색’은 교조적이고, 녹색이 다양성을 존중한다면 ‘붕괴된 녹색’은 자신들의 새로운 위계질서를 구축한다. 그러나 녹색은 변질하고 있고, 이는 모든 진리의 상대성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오히려 또 다른 하나의 신념이 되는 것에서 출발한다. 편견과 차별을 지양한다는 명목으로 ‘정치적 공정성’을 남용하거나, 특정 집단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낙인을 찍는다. 이는 또 다른 억압의 형태다. 1만5,000원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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