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SF(공상과학소설) 작가들이 장르 문학의 척박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처음으로 직역 단체를 만들고 나섰다.
창립 회원인 김이환·김창규·듀나·바벨·배명훈·전삼혜·정보라·정세랑·정소연 등의 작가들은 최근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Science Fiction Writers Union of the Republic of Korea; SFWUK)를 결성해 정관과 규정을 만들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해 회원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창립 회원들 외에도 김보영·고호관·구병모·이종산 등 작가 20인이 회원으로 등록됐다.
이들은 4일 오후 온라인으로 창립 임시총회를 열고 정소연 작가를 대표로 선출했다. 부대표로는 배명훈 작가가, 운영이사로는 김초엽 작가가 뽑혔다. 임원의 임기는 2년이다. 온라인으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전체 회원 31명 중 28명이 참석해 창작자들 앞에 놓인 문제와 현실 개선 방안을 세 시간 넘게 논의했다.
‘SF작가들의 활동지원’, ‘신진 SF작가 육성’ 등을 창립 목적으로 내건 이 단체는 앞으로 회원들이 자신의 작품을 직접 입력해 SF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SF 작품에 대한 리뷰도 활발히 올릴 계획이다. 또 회원들이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고 공정한 계약 하에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한편 회원의 인권 침해 문제가 있을 때도 함께 대응해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의 첫 대표로 뽑힌 정소연 작가는 “한국 문단에서 SF가 주변 장르로 치부되는 점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다”면서 “작가들이 주도해 SF 문학을 제대로 정립하고 좋은 비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단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처음으로 낸 공식 보도자료에서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의 창립은 급격히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장르문학 창작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연대가 주도할 작품 데이터베이스 확립과 창작 워크숍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SF문학계의 토양이 풍부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