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오르는 코스닥서 기관은 차익실현

15년 만에 지수 고공행진 불구

금투업계 1조5,000억 매물 쏟아내

"정부 대책 앞서 포트폴리오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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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코스닥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1조5,000억원 가깝게 매물을 쏟아내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9일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세가 지수를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개인이 3,987억원, 외국인이 1,575억원을 순매수하며 15년 만에 코스닥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기관은 5,462억원이나 내다 팔았다. 특히 올 들어 기관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코스닥 시장에서 팔자 우위를 이어 갔다. 이날도 금융투자업계는 4,242억원을 팔아치워 전체 기관 순매도의 78%나 차지할 정도였다. 주로 금융투자 프랍(자기자본투자)에서 매도한 종목은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신라젠·바이로메드 등 바이오주에 집중됐다.


정부가 금주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돼 상승 기대감이 커지는데도 금융투자업계의 매물이 늘어난 것은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펀드 상품의 차익 실현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ETF 물량이 목표치에 도달해서 자동으로 환매되고 있다”며 “최근 상승률이 컸던 종목들 위주로 기술적 매물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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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 이후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해 기관들이 현물을 매도하고 실탄 마련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지난 4일 선물을 대량 매도한 것처럼 금융투자 쪽에서는 오는 11일 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현물을 매도하는 것”이라며 “정부 대책이 나오는 것을 보고 다시금 투자 집행에 나서기 위해 현금화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스닥이 단기 급등함에 따른 전체 포트폴리오 조절에 나선 측면도 있다. 기관 대상 펀드를 운영 중인 펀드매니저는 “현재 기관 매물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금융투자업계의 매도물량은 프랍매물이다”며 “절대수익을 올리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수익을 올리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달성하고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프랍은 금융회사가 자기 자본으로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펀드매니저는 “실제 주요 증권사 프랍에 올해 들어 코스닥 비중 조절 지시가 내려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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