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CEO 팀 쿡 TIM COOK이 포춘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재생 에너지, 교육, 세상을 바꾸는 제품에 대한 투자를 통해 어떻게 회사의 비전을 실현해 나가고 있는지 설명했다.
우리는 우주에 흔적을 남기기 위해 여기에 있다.” 스티브 잡스가 한 유명한 말이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여기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변화를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회사가 있다면-포춘이 매년 선정하는 ‘세상을 바꾸는 기업들’이 그렇다-그건 바로 ‘애플’일 것이다.
하지만 애플을 통해 우주에 흔적을 남기려는 스티브 잡스의 의도는 한 가지 방식으로만 표현됐다.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신제품을 만드는 것이었다. 애플 제품이 디자인과 실용성, 재미, 의외성 등을 갖추고 있을진 몰라도, 그 자체만으로 모두 ‘좋은’ 제품은 아니다. 히피 느낌이 나는 허세와 정성을 다한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스티브 잡스가 이끈 애플은 사회적 프로그램들을 다른 기업에 맡겨 둔 채, 수익을 내는 일에만 유달리 효율적인 능력을 보였었다.
현 CEO 팀 쿡(56)은 자신의 커리어가 만개했을 때 애플에 합류했다. 스티브 잡스의 바통을 이어받은 그는 전임자와 마찬가지로 상업성을 중시한다. 그는 애플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잡스가 꺼낼 법한 답을 내놓았다. “제품을 통해서(our products)”라는 두 단어로 된 짧은 답변이었다.
그러나 팀 쿡이 이끄는 애플은 자사의 사회적 인식과 기업 공동체 내 위치가 세상에 투영되는 방식을 바꿔놓았다. 포춘의 선임 기자 애덤 래신스키 Adam Lashinsky는 2008년 커버스토리에서 처음 팀 쿡을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을 천재(The genius behind Steve)’로 규정한 바 있다. 그는 지난 3월 말 쿡과 다시 만나, 스스로를 ‘세상에 선(善)을 행하는 존재’로 보는 애플의 시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팀 쿡의 발언 중 일부는 놀라웠다. 기업 재단 설립에 대한 개인적인 반대 이유도 그 중 하나였다. 애플의 일부 헬스케어 기능-애플워치 용 앱에서 갑자기 튀어나왔다-에 확실한 수익 창출 모델이 없고,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수 있다는 점도 놀랍긴 마찬가지였다.
쿡은 인터뷰에서 애플의 박애주의적이거나 상업적으로 이로운 활동들이 제품 개발에 대한 회사의 정신과 일맥상통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적은 분야에만 주력한다는 것이다. 애플이 가장 중점을 두는 첫 번째 분야는 바로 재생 에너지다(회사가 시설 운영에 사용하는 재생 에너지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두 번째는 교육이고(유치원부터 지역 전문대학까지 코딩 교육에 집중한다), 세 번째는 헬스케어다(글로벌 펀드와의 프로덕트(레드) PRODUCT (RED) 제휴 사업을 통해, 1억 3,000만 달러의 에이즈 퇴치 기금을 조성했다).
쿡은 애플의 궁극적인 사회적 기여는 일자리 창출에서 나온다고 보고 있다. 그는 애플이 ‘앱 경제’를 통해 미국에서만 200만 개의 일자리를, 미국 밖에서 ‘수 백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고 믿고 있다. 애플에선 모든 것이 ‘제품’으로 귀결된다. 바로 지금 이 순간도 애플은 약 10억 개의 제품으로 우주에 한 획을 긋고 있다.
포춘: 애플이 세상을 바꿨다고 생각하나?
팀 쿡: 그렇다. 그것도 여려 면에서다. 애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바로 제품을 통해서다. 우리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주는 ‘도구’를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창조하고, 배우고, 가르치고, 놀 뿐만 아니라, 아주 멋진 일도할 수 있다.
이렇듯 애플은 주로 ‘제품’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우리는 기업 운영 방식을 통해서도 세상을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탄소 발자국을 남기지 않음으로써 환경 보호에 집중할 수 있고, 기본적으론 100% 재생 에너지로 회사를 운영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인간의 권리를 옹호한다. 항상 모든 사람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왔다. 세계의 특정 지역에 ‘이류’로 대접 받는 사람들이 존재하면, 그런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 사람들이 동등한 권리를 추구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교육에도 중점을 두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 바로 코딩 교육이다. 애플은 세상 모든 이들의 두 번째 언어가 코딩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는 사람들이 기술 분야에 종사하든 아니든 상관없다. 기술 분야 종사자들에게만 코딩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기술이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기술이 개입해선 안 되는 분야도 있다. 애플은 개인의 사생활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의 사생활과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고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애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중심에는 항상 제품이 있을 것이다. 제품을 통하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과 접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애플의 목표가 모든 사람들이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애플의 주요 사업 전략은 고가 제품, 높은 마진, 고급 제품이다. 그것이 바로 애플의 시장 가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이유 아닌가?
마진이 그렇게 높은 것은 아니다. 따라서 ‘높은 마진’이라고 말하진 않겠다. 더 높은 마진을 올리는 기업들도 많이 있다. 애플은 제품 가치에 따라 가격을 책정하고, 항상 최고 제품을 만들려 하고 있다. 단순히 ‘물품’에 지나지 않는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 물론 그런 기업을 폄하하려는 건 아니다. 그것도 좋은 비지니스 모델이다. 하지만 애플은 그런 사업방식을 추구하지 않는다.
애플의 제품 라인들을 잘 살펴보면, 아이패드의 경우 현재 300달러 미만에도 구매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델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아이폰도 그와 비슷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따라서 애플 제품이 부자를 위한 제품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우리가 부자만을 위한 제품을 만들었다면,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애플 제품 수가 10억개나 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는 누가 봐도 많은 숫자다.
애플의 경제적 효용성에 대해 말해달라.
애플이 사람들, 특히 개발자들에게 주는 권한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우리는 개발자들에게 기기뿐만 아니라, 기기에 맞는 ‘개발자 키트(the developer kit)’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은 열정과 창의성을 실현하고, 그들만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개발자들은 앱스토어를 통해 전 세계에 앱을 판매한다. 지하실에 앉아 글로벌 사업체를 운영한다는 아이디어는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원하는 것을 하면서 벤처 기업가로 성장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생겨나고 있다.
애플은 제조기업이기도 하다. 물론 직접 제조업체들을 운영하는 건 아니고, 다른 제조사들이 애플 제품을 만든다. 우리는 미국 안팎에 수 많은 제조 회사들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수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 앱 경제, 제품 제조, 그리고 직접 고용을 통해 애플은 미국 내에서 20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했다.
전 세계적으로 창출된 일자리 수는 얼마나 되나?
수 백만 개에 달한다.
최근 애플은 건강 관련 기능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 분야가 향후 잠재적인 수익 모델인가? 아니면 좀 더 이타적인 측면에서 관심을 갖는 것인가?
우리가 수년 전 애플워치를 기획하기 시작했을 때 중점을 뒀던 부분이 바로 ‘웰니스’ *역주: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의미한다 였다. 당시 웰니스는 신체 활동을 관찰하고, 사람들이 직접 관리하지 않는 건강 관련 수치를 (최소한 끊임없이) 측정하는 것이었다. 심장박동이 한 가지 예다. 심장박동수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는 애플워치를 기획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사람들에게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우리에겐 건강 분야에 대한 관심이 특히 많다. 물론 그건 사업적 기회이기도 하다. 의료 건강 활동은 국가에 따라 경제의 제 1 요소나 제 2요소가 된다. 하지만 순수하게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기 중심적인 접근이 아직 구축되지 않았다. 그 동안은 보험 회사나 메디케어 Medicare, 메디케이드 Medicaid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상환 받을 수 있는 제품 생산에만 중점을 두어왔다. 그래서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런 걸) 다 떠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애플워치에 대해 새롭게 깨닫고 놀라면서도 기뻐했던 것이 있다. 심장박동 측정 기능을 탑재한 애플워치가 이전에는 어려웠던 데이터 수집을 가능하게 만들어 사람들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사실이다. 애플워치를 통해 심장박동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직접 의사를 찾아가 “내 심장박동에 문제가 있나요”라고 물었다. 그 중에는 의사의 진료를 받지 않았다면, 목숨을 잃었을 수 있는 사람들이 일부 있었다.
우리에겐 호기심 때문에 우연히 발견한 것도 있다. 의학 연구 진행 과정이 굉장히 구식이었다는 사실이다. 우린 그 때도 신문의 안내 광고란을 통해 임상 연구 참가를 모집하고 있었다. 우리는 사람들이 대규모 의학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리서치키트 ResearchKit(소프트웨어 개발 툴)을 만들었다. 실제로 파킨슨병 같은 질병에 대한 연구가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기도 했다. 아직은 수박 겉핥기 수준이고, 사업 모델도 구축되지 않은 상태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가 얻는 금전적 이득은 없다. 그러나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라 생각했기에 과감히 실행했다.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날이 올까? 지켜보면 알 것이다. 아직 대답하기엔 이르다.
건강 분야에서 애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현재 추진하는 프로젝트들이 많은데, 그에 대해선 아직 언급할 수 없다. 분명 상업적인 사업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업도 있다. 몇몇 사업은 아직 확정이 안 된 상태다. 건강이 애플의 미래를 결정짓는 큰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다른 많은 기업들처럼 재단을 설립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아주 좋은 질문이다. 세세하게 검토해 본 적이 있다.
언제였나?
2012년 초에 검토했다. 그 때 설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이랬다. 내 사견이지만 회사가 재단을 설립하면 리스크가 발생한다. 재단이 회사에서 분리된다. 별도 기관에 별도 이사진이 구성되고, 때론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건 애플이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 나는 모든 회사 직원이 하나로 뭉쳤으면 한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힘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원천은 단합된 직원들이 만들어내는 강력한 시너지라고 생각한다. 그건 우리 모두가 참여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
많은 부분에선 아니지만,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환경과 관련해서는 디자인과 제품 개발, 소재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조 공정에선 재생 에너지원의 활용을 추구하고 있다. 데이터 센터를 지을 때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고객들이 환경에 기여하는 방법을 깨우칠 수 있도록 ‘지구의 날’에 모든 매장이 참여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렇듯 애플은 모두의 참여를 독려한다. 그것을 통해 훨씬 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연못의 잔 물결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우리가 재단을 가지면, 10~12명 혹은 20~50명 정도로 참여가 축소될 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것들이 12만명의 직원과 분리되는 것이다. 애플 직원들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일을 한다. 나는 재단 설립 같은 지엽적인 문제보단 세상을 바꾸는 일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결정에 반대한 사람은 없었나?
재단을 설립하라는 권고를 몇 번 받기는 했다. 그 때 ‘5가지 이유(five whys)’을 건네 받았다면, 그건 ‘다른 회사들이 다 재단을 설립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된다. 일부 사람들의 경우, 재단 설립을 ‘배려’한다는 이미지로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런 것들이 모두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좋은 일을 마케팅 측면에서 하는 게 아니다. 그건 애플의 정신과도 맞지 않는다. 재단을 설립하면, 세금 절감 등 여러가지 혜택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내 관점에선 좋은 일을 하고 싶으면, 바로 그 일을 극대화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나는 12명의 제한된 인원이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12만 명이 참여할 때 더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방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건 아니다. 그들 나름대로 좋은 방법을 찾은 것이다. 그런 방식이 애플과 맞지 않을 뿐이다.
스티브 잡스가 열정을 가졌던 교육에 대해 얘기해 보자.
그는 교육을 시장으로 보고 관심을 가졌지만, 사실 그 이상이었다. 그에겐 배움 자체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평생 공부를 한 사람으로서, 그 가치를 몸소 느꼈다. 또한 그는 전통적인 교육 방식을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스티브는 ‘디지털 교실’이 현대 교육의 요소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초창기에는 여러 단계의 맥 컴퓨터 교실을 도입하기 위해 애를 썼다. 맥 이전에는 애플 컴퓨터를 밀어 부쳤다. 그 다음 차례가 아이패드였다. 스티브는 아이패드가 학생들을 무거운 책가방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것이라 보고, 모든 교과서 내용을 아이패드에 담고 싶어했다. 체중이 50파운드(약 23kg) 밖에 나가지 않는 어린 학생들이 같은 무게의 책을 낑낑대며 들고 다니는 것을 봤기 때문이었다. 또 그는 책이 평면적이어서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디지털 교과서 하나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젠 그런 교육에 대한 노력을 우리가 한 단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단계는 모든 이들이 코딩을 배우는 것이다. 코드를 작성할 수 있는 사람이 매우 부족한 이유도 있지만, 기술 자체에는 본연적으로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 측면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기술을 수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기술이 조금 더 수평적이 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코딩 교육 확대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따랐다. 그 중 하나가 코딩이 컴퓨터 과학자들이나 일부 학생들, 그리고 기술적 성향을 가진 학생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스위프트 Swift 라는 새로운 프로그램 언어를 개발했다. 스위프트의 목표는 애플 제품 사용처럼 편리성을 가진 코딩 언어를 만들어, 모든 사람들이 코딩을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성능 면에선 개발자들이 꿈꾸는 가장 복잡한 앱의 언어를 짜는 것만큼이나 강력한 것이다. 그 후 애플은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 고민을 했고, 그 결과 스위프트 플레이그라운드 Swift Playgrounds를 개발해냈다. K4나 K5(유치원 과정) 연령의 학생들을 위한 커리큘럼으로, 이제 보급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 후 우리는 한발 짝 물러나서, K-12 전체(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년에 적용할 수 있는 더 대규모의 ‘누구나 할 수 있는 코딩(Everyone Can Code)’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모든 커리큘럼은 무료로 제공된다. 이용을 원하는 전세계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커리큘럼들을 다국어로 제작해왔다.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가 느낀 건 아직 지역 전문대학에 코딩 교육 과정이 없어 그걸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 놀랍게도 30개 지역 전문대학에 코딩 교육체계를 마련할 수 있었다.
애플은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다른 IT기업보다 상대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업계가 애플의 입장에 점점 근접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애플만큼 사생활 보호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기업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용자 커뮤니티가 확대됨에 따라, 사생활 보호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보안의 중요성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생활과 관련된 많은 해킹 사례들과 보고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관련 문제를 한번도 겪어보지 않았거나, 신용카드 정보 유출 같은 사례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사람들은 애플의 사생활 보호정책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객 정보 보호에 소홀한 회사들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더 많은 기업들이 사생활 보호에 좀 더 중점을 둘 것이다.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이유가 있다. 우리 데이터가 매우 개인적인 만큼, 개인 정보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기기들이 사용자들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만큼, 사용자들은 더 철저한 보안을 원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부정적인 사회적 행동-산만함이나 아이들이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애플이 갖고 있는 대전제는 제품을 통해 ‘인간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애플워치나 웰니스에 입각해 이미 언급한 모든 사안들을 생각해 보라. 이용자들이 애플위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능 중 하나는 깊이 몰입하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의 연결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특정한 누군가로부터 메시지를 받고자 할 때도, 중요한 메시지가 오길 그냥 기다리면 되는 식이다.
예컨대 꼭 필요한 알림이 있을 때도, 사용자들은 대화 도중 그 알림을 확인할 수 있다. 끊임없이 폰을 들었다 놨다 하며 기다릴 필요가 없다.
iOS 11(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가장 최신 버전 운영체제)도 마찬가지다. 여행 중 자동차를 운전하면, 차가 움직이는 도중엔 아이폰이 알림을 받지 않는다. 만약 폰을 들고 “운전 중 아님”이라고 말하면 알림을 받을 것이다. 원하지 않으면 기능을 끌 수도 있다. 애플의 목표는 사용자들이 자신을 보호하고,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나는 모든 기업들이 자사 제품이 사용되는 맥락에 대해 깊이 고찰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품을 사용하는 건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주 유익한 일이다. 하지만 건강한 음식을 과식할 수 있는 것처럼, 무언가를 과다하게 사용할 수도 있다.
지금 보니 당신은 애플워치를 안 차고 있는데, 이 시계에는 호흡측정 앱도 있다. 간혹은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내 1분간 숨쉬기 운동을 할 것을 권유한다. 1주일 동안만 실천하면, 할 때와 안할 때의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당신도 그걸 하고 있나?
그렇다. 그러나 어떨 땐 하기 어려운 시간에 운동을 권해 못할 때도 있다. 그럴 땐 나중에 하기도 한다. “후~” 하고 숨쉬기 같은 것을 한다. 우리는 이런 모든 것을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 많은 노력으로 하고 있다.
숨쉬기 앱이나 안전 앱만으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 않나?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기능이 있다. 당신이 아이폰을 24시간 사용하길 원한다면, 나는 막지 않을 것이고, 막아서도 안될 것이다. 미국은 자유가 있는 나라다. 하지만 나는 제품 제공자로서, 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고민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지막 질문이다. 많은 국민들 사이에 기업은 세상에 선을 행한다기보단, 오히려 나쁜 일만 벌인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당신은 분명 애플이라는 한 특정 회사가 선을 행하는 기업이라고 했는데, 국민들 입장에서도 그런 인식을 가질 만 하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기업들이 더 잘 해야 한다고 보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기업에도 측은 측면, 나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하나의 잣대로만 평가할 순 없다. 사람도 똑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너그럽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나는 모두가 ‘좋거나’ 모두가 ‘나쁘다’는 식의 흑백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포춘의 ‘세상을 바꾸는 기업’의 궁극적 목표는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기업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항상 세상을 좋게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1970년 당시 애플의 창립 동기였다. 그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 바로 그것이 우리를 이끄는 힘이다. 우리는 쉬운 일이 아닌, 올바른 일을 하고자 한다. 실제 우리가 하는 많은 일들은 결코 쉬운 것들이 아니다. 때론 싸움을 벌여야 하는 일도 있다. 그럼에도 애플은 항상 올바른 것만 추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ADAM LASHIN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