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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청원 구룡산 흑염소 부부의 동상이몽 사모곡

‘사노라면’ 청원 구룡산 흑염소 부부의 동상이몽 사모곡




9일 방송되는 MBN ‘휴먼다큐 사노라면’에서는 ‘구룡산 흑염소 부부의 동상이몽 사모곡’ 편이 전파를 탄다.


▲ 청주 구룡산에서 흑염소를 키우며 살아가는 별난 부부

충북 청원군 현도면, 구룡산 자락에 자리한 외딴 마을에는 흑염소 80여 마리와 8년째 동고동락하고 있는 특별한 부부가 있다. 흑염소들 끼니 챙기고, 3개월째 모시고 있는 99세의 친정어머니 수발들고,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양영숙(67) 씨. 그리고 매사 느긋하기만 해서 바쁜 아내 애태우는 남편, 주채돈(71) 씨가 그 주인공이다.

각자 사별의 아픔을 겪은 아내 영숙 씨와 남편 채돈 씨는 20년 전, 중년의 나이로 만나 영숙 씨의 딸과 함께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 도시에서 음식 장사를 하며 살았지만, 홀어머니를 잃은 상심 탓으로 귀에 원인 모를 난청이 생긴 남편 채돈 씨를 위해 부부는 10년 전, 조용한 곳을 찾아 청주의 산골로 들어왔다.

처음부터 부부가 흑염소를 키운 것은 아니었다. 우연히 약을 해 먹겠다는 생각으로 사다 놓은 새끼 흑염소 두 마리를 차마 잡아먹지를 못하고 뒀더니 번식을 했고, 그래서 8년 사이에 80마리가 넘는 대가족을 일구게 된 것. 남편 채돈 씨는 흑염소들에게 이름까지 붙여주며 정을 주고, 데려가서 기를 용도가 아닌 식용으로는 절대로 팔지 않는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산골 생활의 외로움을 견디게 해준 것이 바로 흑염소들이었기 때문.

그런데, 흑염소를 예뻐할 줄만 알았지, 키운 지 8년이 흘렀어도 사육 기술은 통 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 결국, 흑염소를 키우는 고생은 전부 아내 영숙 씨 차지이다.

▲ 흑염소를 팔고 싶은 아내 VS 흑염소를 지키고 싶은 남편


흑염소들을 애정으로 키우는 것은 아내 영숙 씨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생계수단이어야 할 흑염소에 남편이 과한 정을 주는 바람에 팔아야 할 때 바로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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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수가 없어 답답할 때가 생기기도 한다. 요즘이 바로 그럴 때다. 부쩍 노환이 깊어만 가는 99세 친정어머니. 그런 어머니와 함께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에 아내 영숙 씨는 흑염소를 몇 마리 팔아서 마지막으로 호강을 시켜드리고 싶다. 무엇보다 과거에 등록금을 마련하려 팔 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금반지를 이제라도 되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한겨울에는 흑염소를 분양으로 팔기가 힘들다. 분양 판매를 하기 위해서 수소문을 하던 채돈 씨는 상황이 여의치 않자, 결국 아내 모르게 외출을 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기에 이른다. 자식 같은 염소들을 사지로 보내느니 몸이 힘든 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편, 아내 영숙씨는 그런 줄도 모르고, 식용으로 팔면 일사천리 진행될 것을 굳이 분양할 곳을 찾는다며 느긋한 성격대로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 남편 때문에 애가 탄다.

▲ 흑염소 관리 못 해서 죽이고 잃어버리느니 더는 못 참아!

남편 채돈 씨가 놀러 간다 핑계 대고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 사이, 울타리에 난 구멍으로 흑염소들이 탈출했고, 그중 한 마리가 옆집 개에 물려 죽는 사건이 벌어진다. 설상가상 흑염소 한 마리를 잃어버리기까지 했다. 남편에게 울타리 관리를 잘 하라고 누누이 말해왔던 터라, 아내 영숙 씨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어머니에게 반지를 해주려 팔자고 할 땐 못 팔게 하더니 제대로 관리를 못 해서 흑염소를 죽게 하고 잃어버리기나 하는 남편이 원망스럽고 또 이해가 안 된다.

이에 영숙 씨는 남편의 아픈 부분을 건드리는 말을 내뱉고 만다. 과거에 부부의 재혼을 반대했던 친정어머니가 남편에게 푸대접했던 것을 아직 마음에 둬서 효도하려는 것을 돕지 않느냐며 화를 낸 것. 큰 다툼으로 이어지는데. 과연 채돈 씨 부부는 오해를 풀고 99세 어머니에게 효도할 수 있을까?

[사진=MBN ‘휴먼다큐 사노라면’ 예고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전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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