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시-마포구 돈싸움에 마포농수산물시장 상인만 '새우등'

시유지 사용료 16억 부담에

16평 월세 인근 3배 달하지만

市-區는 책임 떠넘기기 급급

시장 상인들 임대료 동결 촉구

11일 서울 마포구 농수산물시장 앞 대로에서 상인 50여명이 집회를 열고 임대료 동결을 촉구하고 있다./신다은 기자11일 서울 마포구 농수산물시장 앞 대로에서 상인 50여명이 집회를 열고 임대료 동결을 촉구하고 있다./신다은 기자


“16평형 점포 임대료로 월 190만원을 내라니…. 앞이 캄캄합니다.”

서울시 마포구 마포농수산물시장 임대료를 두고 서울시와 마포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통에 상인들만 높은 임대료로 속을 앓고 있다.



10일 마포농수산물시장 상인들은 “임대료가 너무 올라 해마다 3~4개 점포가 문을 닫고 있다”며 임대료 동결을 촉구했다. 마포구 시설관리공단이 이날 공시한 16평형 가게의 2년 임대료는 보증금 3,780만원에 월세 189만원으로 같은 마포구 내 16평형 가게 임대료보다 3~4배 더 비싼 수준이다. 지난 2013년 보증금 2,320만원에 월세 116만원과 비교해도 5년 사이 40% 가까이 올랐다. 임대료 인상의 근거는 16억원을 웃도는 부지 사용료다.

공단은 1998년 쓰레기매립장 자리에 시장을 연 뒤 21년째 서울시에 부지 사용료를 내고 시장을 운영해왔다. 문제는 성산동 일대 땅값이 크게 오르면서 땅 사용료도 덩달아 올랐다는 점이다. 최근 2년 동안 마포구가 서울시에 지불해야 할 부지 사용료는 16억2,000만원. 공단 관계자는 “전체 임대료 수익이 20억원인데 16억원을 사용료로 낸다”며 “임대료를 올리지 않고는 시장 유지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임대료 인상과 관련, “서울시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 도시농업과 관계자는 “마포구가 연 5억원가량의 수익을 거두는 걸로 보이는데 추가 수익을 얻으려고 임대료를 높게 책정하는 것”이라며 “서울시가 (임대료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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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인들은 “마포구가 소유권 일부를 넘기거나 서울시가 사용료를 낮추는 등 조정을 해달라”고 요구하지만 서울시와 마포구는 묵묵부답이다.

앞서 서울시는 ‘시설현대화와 임대료 안정’을 내걸고 지난 2016년 마포농수산물시장을 직접 운영하겠다고 나섰지만 마포구와의 협상이 결렬되자 사업을 백지화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시에서 쓰레기매립장 보상 차원으로 지어준 시장인데 이제와서 가져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버티고 있다.

마포구와 서울시가 줄다리기하는 동안 임대료는 치솟고 시설 보수는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다. 20년이 넘은 시장 내부는 이미 낡을 대로 낡아 겨울 난방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 시설 현대화 용역을 맡은 한 업체는 “마포구와 서울시의 계약이 오는 10월까지인데다 차기 서울시장이 시설현대화를 추진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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