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올림픽을 외교전에 끌어들인 아베의 '평창불참' 압박

우리 정부의 위안부 합의 후속조치 발표와 관련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불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11일 “총리가 평창 참석을 보류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여지를 남겼으나 전체적인 기류는 불참 쪽이다. 앞서 10일에도 일본 언론들은 불참을 고려한다는 보도를 일제히 내놓았다.


아베 총리가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일본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다. 올림픽 개최국 입장에서는 많은 정상급 인사가 개회식에 참석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지만 일본 총리가 참석하지 않아도 그만이다. 다만 일본 정부가 아베의 평창올림픽 참석 여부를 위안부 문제와 연계해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우리 정부의 개막식 참석 요청에 침묵으로 일관하다 지난해 말 외교부의 ‘위안부 태스크포스’가 양국 합의 과정에 대한 검토 결과 보고서를 발표한 후부터 총리 불참 가능성을 언론에 흘려왔다. 다분히 외교적 압박 성격이 짙다. 일본의 이런 행태는 양국관계의 미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침은 물론 인류화합과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 정신에도 어긋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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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어정쩡하게 봉합하면서 일본 측에 빌미를 준 측면이 없지는 않다. 그럼에도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결정은 한일관계를 발전적으로 이끌어나가려는 나름의 의지 표현이다. 당장 북한의 핵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양국 간 협력체계 구축은 필수적이다. 때마침 이날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이번 올림픽 참석차 방한을 계기로 한일 정상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적 제스처와 실제 행동은 별개일 수 있다. 공은 이제 일본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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