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가 심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사흘 만에 1,060원대로 내려앉았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원80전 내린 1,065원20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를 따라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날 중국의 미 국채 매입 중단 검토 소식에 주춤했던 달러는 이번엔 유럽발(發) 재료에 뚝 떨어졌다.
11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공개한 12월 통화정책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ECB 위원들은 경제 성장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초에 통화정책 선제안내 관련 문구를 변경할 수 있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온 ECB가 긴축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는 시장에 뚜렷한 ‘매파’ 스탠스로 해석되면서 유로화를 끌어올렸다. 유로달러 환율은 0.59% 오른 1.203달러로 1.20선을 회복하면서 상승 마감했다. 반면 유로화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달러 가치는 유로화 강세의 반작용으로 크게 떨어졌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는 0.47% 떨어진 91.8로 하락 마감했다.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회복된 점도 원달러 환율을 무겁게 만드는 요인이다. 밤 사이 국제유가는 3년내 최고치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고 뉴욕증시는 기업 실적 개선 기대로 3대 주요 지수가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060원선을 위협받을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중론이다. 최근 당국이 1,060원선 방어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면서 시장 경계를 높인데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됐다는 점도 하단을 지지하는 요소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1,060원대 중반을 중심으로 등락할 전망이다.
원엔 환율(하나은행·9시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1원51전 내린 957원86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에 비하면 낙폭이 작다. 계속된 달러 약세로 달러엔 환율이 거듭 하락하면서 엔화는 최근의 강세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