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서울 및 수도권 요지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신규 아파트 분양가 산정을 두고 관련 기관과 청약 대기자, 건설사 간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 일부 분양희망자들이 분양가 관련 집단 민원을 제기한 가운데 분양승인 키를 쥐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지방자치단체는 분양가 상승이 인근 집값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고심하고 있다. 반면 민간 건설사들은 수익성 악화 우려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최대 알짜 분양단지로 꼽히는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희망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비대위는 과천시에 서류·전화·방문 등을 통해 분양가 책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오고 있다. 또 오는 19일에는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고 적정 분양가에 대한 의견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의 첫 분양단지는 대우건설·태영건설·금호산업 컨소시엄이 S4블록에 짓는 679가구(전용 84㎡~120㎡)가 될 예정이다. 올해 3월 분양예정인 이 단지의 분양가는 아직 미정이지만 비대위는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지난해 말 제출한 사업승인신청에서 3.3㎡당 2,670만원의 분양가를 책정해놓은 데 대해 ‘고분양가’라며 반발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공공택지인 과천지식정보타운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인근 단지 시세와는 무관하게 정해진 규정에 따라 분양가가 책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측은 분양가 논란이 상당히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분양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전혀 없으며 분양가상한제 규정에 따라 과천시의 분양가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S4블록의 분양가 책정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는 상황이다. 이후에도 연말까지 4개 블록에서 2,284가구가 추가로 분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아파트는 전체 11개 블록에 들어서며 이 중 S3·7·10·11·12블록에는 임대주택과 행복주택이, 나머지 6개 블록에는 민간분양과 공공분양 아파트가 각각 공급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분양가 책정을 기준으로 향후 다른 블록의 분양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천시는 향후 분양가심의 위원에서 규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인근 단지와의 시세 차이로 ‘로또 아파트’ 열풍이 부는 것 또한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과천 중심 시가지의 경우 3.3㎡당 3,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어 2,000만원 중반대에 분양가가 책정되면 ‘로또 아파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또 서울 최고가 분양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높은 큰 ‘나인 원 한남’도 HUG가 분양승인을 미루고 있다. 시행사인 대신F&I가 HUG에 나인원한남의 분양보증 심사를 신청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승인이 나오지 않고 있다. 대신은 분양신청 당시 펜트하우스는 3.3㎡당 1억원에 분양가 책정하려 했지만 고분양가 논란이 일자 펜트하우스 분양가에 대해서는 HUG에 백지위임을 한 상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백지위임은 과거 전례가 없는 사례에서 HUG에서도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