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초미세먼지가 이틀 연속 ‘나쁨’ 수준으로 예상될 때 출퇴근 대중교통 요금을 면제하는 정책을 계속해서 시행할 것을 16일 밝혔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미세먼지 저감대책 중 하나로 출퇴근 시간에 시행한 대중교통 이용 요금 면제 조치로 시내버스 이용객은 지난주 같은 시간대보다 약 6만9,000명(3.8%) 늘었다, 지하철 이용객은 총 8만3,000명(3.0%) 증가했다. 서울시 내 도로교통량은 1.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수치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요금을 대납해주는 대중교통 무료 정책으로 15일 하루 동안 총 48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효 요건이 된다면 ‘대중교통 무료’를 포함한 저감대책을 계속 시행할 계획이다. 서울형 비상저감조치는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가 자정부터 오후 4시까지 50㎍/㎥를 넘어 ‘나쁨’ 수준을 나타내고, 그 다음 날도 마찬가지로 ‘나쁨’ 수준으로 예상되는 경우 내려진다.
윤준병 서울시 부시장은 “미세먼지는 중국 탓만 하기는 어려우며,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될 문제”라며 “무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고 본다”고 밝혔다. ‘50억원을 날렸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반박했다. 대중교통 무료이용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과 저감대책 참여도가 높아진다면, 단순히 돈으로 따지기 어려운 효과가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무료 정책에 참여를 거부한 경기도의 반발도 뚫고 나가야 할 상황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는 경기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미세먼지 공짜운행’을 일방적으로 시행했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포퓰리즘 미봉책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윤 부시장은 경기도가 지나치게 사안을 정치적으로 몰고 가려 한다며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미세먼지 대책을 서울과 경기도가 같이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서울과 경기도의 협의 과정이 부족했다면 지금이라도 협의를 다시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