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s-market]"싱가포르 리츠로"...롯데손보 발빠른 투자

■언더라이팅 주도 나선 롯데손해보험

캐펠데이터센터 상장주식 투자

年수익률 15%로 美·유럽의 2배

자산 다변화로 안정·성장성 겨냥

해외금융거점 활용에도 큰 도움



저금리를 돌파하기 위한 롯데손해보험의 자산운용 시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손보는 보수적인 투자자인 보험사는 물론 상대적으로 빠른 자산운용사 등 다른 투자자를 제치고 국내 최초로 싱가포르 부동산투자신탁회사(리츠)시장에 투자했다. 지금까지 국내 기관투자가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주로 선진국 도심의 대형건물 임대 수익을 노려왔다. 그러나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고점을 찍으면서 수익은 떨어지고 위험이 높아지면서 대안을 찾는 것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지난해 말 1,000억원 규모를 싱가포르 대형 부동산 개발회사인 케펠그룹이 보유한 케펠데이터센터의 상장주식 등 싱가포르 리츠시장에 투자했다. 연간 수익률은 10~15%로 미국·유럽 등 부동산 투자수익의 최고 두 배에 달한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싱가포르 케펠그룹에서 주도한 케펠데이터센터 상장주식 등 싱가포르 리츠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싱가포르 리츠는 50조원 규모로 3,000억원에 불과한 국내 리츠시장에 비해 발달한데다 싱가포르의 국가 신용등급이 글로벌 신용평가사 기준 AAA로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찬밥신세인 리츠, 그것도 해외 투자가 가능한 것은 롯데 그룹차원에서 오랜 기간 탐색한 결과다. 김현수 롯데손보 대표는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롯데쇼핑 재무부문장(CFO)을 지내면서 재무 건전성을 위해 백화점·대형마트 등 부동산 자산을 효과적으로 유동화할 방안을 고민했다. 업계에서 많이 활용하는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도 시도했지만 더 높은 수익과 안정성을 위해 눈을 돌린 게 싱가포르 리츠 시장이었다. 싱가포르 리츠 시장에 상장시키면 자산을 유동화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그룹의 해외 금융 거점으로 활용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장을 유력하게 검토하던 2013년 5월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양적 완화 축소 발언으로 전 세계 투자 시장이 경색되면서 금리가 급등해 해외 조달 금리가 국내 금리보다 오르면서 싱가포르 리츠 상장의 장점이 퇴색했다. 다만 김 대표는 이때 알게 된 노하우를 살려 당시보다 금리가 안정된 최근 롯데손보의 리츠 시장 투자로 돌렸다.


투자 시기도 적절했다는 게 롯데손보의 자체 평가다. 싱가포르는 리츠 활성화 정책을 쓰면서 최근 10년간 연평균 시장 규모가 10% 넘게 성장했다. 특히 싱가포르는 자본주의 국가임에도 특이하게 국토의 80% 이상을 정부가 가지고 있어,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동시에 성장성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시장으로 각광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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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의 국내외 대체 투자규모는 약 3조6,000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31% 수준이며 규모로 아직은 중형급 투자자다. 그러나 롯데손보 투자심의위원회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토대로 2014년 항공기 리스, 2015년 호주 부동산 등 업계에서 처음으로 투자 테이프를 끊으면서 매년 두 배 이상 투자수익을 올리고 있다.

롯데손보는 자체적인 투자 능력을 높여 불필요한 수수료를 줄이는 전략도 펴고 있다. 지난해 말 증권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인수 여부를 판단하는 최종 심사과정인 ‘언더라이팅’에 뛰어들어 첫 성과물을 거뒀다. 롯데손보는 하나금융투자와 손잡고 영국에서 건설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매스 발전소(MGT티스사이드) 건설에 각각 500억원, 600억원 등 총 1,100억원을 투자했다. 영국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립은 영국 정부가 직접 매출을 보증하는 건으로 안정성과 투자 매력을 동시에 갖춤으로써 글로벌 투자사뿐만 아니라 국내 연기금도 군침을 흘렸던 계약이다. 롯데손보는 이번 계약으로 거래대금인 500억원 규모의 투자에 따른 수익 이외에 약 22억원의 언더라이팅 수수료를 챙겼다.

언더라이팅 업무는 기업공개(IPO), 유상증자부터 외화증권의 인수 등 딜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리딩 역할로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증권사가 독식했다. 언더라이팅 수수료는 거래대금의 0.2% 정도로 IB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롯데손해보험을 필두로 최근 보험사가 언더라이팅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투자금융 부문에서 증권과 보험의 경계가 더욱 희석되는 동시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보리·임세원기자 boris@sedaily.com

/김보리·임세원기자 boris@sedaily.com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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