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칠레 사제 성추행에 고개 숙인 교황

성폭력 피해 아동들 직접 만나

"고통과 수치심 느껴" 공개 사과





칠레를 방문하고 있는 프란치스코(사진) 교황이 16일(현지시간) 현지 일부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과 성폭행에 대해 “고통과 수치심을 느낀다”며 공개 사과하고 피해자들을 만나 기도하며 울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오전 칠레 라모네다 대통령궁에서 한 연설에서 “일부 사제가 어린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힌 데 대해 고통과 수치심을 느낀다”며 “우리가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용서를 구하고 희생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올바른 일”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이날 연설 뒤 산티아고 주재 바티칸대사관에서 성추행 피해자들을 비공개로 직접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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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다른 누구도 참석하지 않았고 오직 교황과 피해자들만 있었다”면서 “이는 피해자들이 그들의 고통을 교황에게 얘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교황은 그들의 얘기를 듣고 기도하고 그들과 함께 울었다”고 전했다.

교황이 외국 방문 기간에 성적 학대 피해자들을 만난 것은 지난 2015년 미국 필라델피아에 이어 두 번째로 바티칸에서도 일부 피해자를 만난 적이 있다.

칠레에서는 성직자의 아동 성추행을 은폐한 의혹이 제기된 후안 바로스 주교가 2015년 칠레 오소르노교구 주교로 임명된 것을 계기로 가톨릭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바로스 주교는 수십 명의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면직당한 페르난도 카라디마 신부를 멘토로 여기고 있으며 카라디마 신부의 성추행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교황의 방문을 전후로 산티아고와 원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남부 지역에서 최소 성당 8곳이 공격을 당했다. 특히 전날 교황 도착 몇 시간 뒤 테무코 근처에 있는 목조 성당 2곳이 방화로 전소됐다. 교황은 17일 테무코를 방문해 원주민들과 만날 예정이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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