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분할매각 결정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속도를 내고 있다.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지분을 갖고 있으면 국내 금융기관 중 최고 수준인 산은의 신용등급을 등에 업고 수주전을 벌일 수 있다. 당장 산은과 결별하면 산은이 빌려준 차입금 5,300억원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
산은 입장에서는 유효한 경쟁입찰이 벌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건설사인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의 경영을 맡으면 기업가치가 오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번 매각에 관여하는 관계자는 “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경영을 맡은 지난 8년간 계속해 기업가치가 떨어졌다”면서 “호반건설이 인수하면서 경영관리 능력이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분할매각에 따른 조건이다. 산은은 나머지 10.74%의 지분 가치에 대해 지금보다 떨어지지 않도록 하한선을 설정하고 앞으로 떨어지는 현금 가치만큼을 매각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쟁입찰이 아닌 상황에서 호반건설이 산은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업계의 전망이 나온다.
한편 엘리언 인터내셔털은 매각 대금 일부를 산업은행에 차입해줄 것을 제안하면서 자금계획 상 매각 요건을 맞추지 못했다. 또한 대우건설 매각은 국가계약법에 해당하지 않아 단독 입찰이 유효하다.
/임세원·김보리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