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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아름다운 별’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평범한 지구인으로 살아 온 당신에게

평범한 듯 비범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초상을 SF드라마로 담아낸 영화 <아름다운 별>이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섬세한 연출로 태어났다.

작품의 매력은 우주 역사상 가장 특별한 가족들의 이유 있는 각성을 담고 있다는 점. 이 넓은 우주 어딘가에서 어느 날 갑자기 자신들이 ‘외계인’이라고 깨달은 평범한 가족은 ‘아름다운 별 지구’를 구하고 싶다는 엄청난 사명감을 갖게 된 기쁨과 함께 활기를 띈다. 그들의 열정은 잠시 세상의 주목을 받지만 얼마 되지 않아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세상은 점차 그들을 궁지에 밀어 넣는다.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Yoshida Daihachi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Yoshida Daihachi


미시마 유키오 작가가 성립한 원작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은 지구라는 행성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인간들의 슬픔을 인간이 아닌 외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에 방점을 두고 접근해 나갔다.

그는 “지구는 궁극의 ‘홈’이고, 그 연장선상에서 당연히 가족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영화를 만들어 보고 알게 된 것은 역시 그곳에 감정적으로 의지하는 거대한 무언가가 분명 있다.”라고 <아름다운 별>의 ‘특별한 가족’의 탄생 배경을 설명한다.

요시다 감독에게 이 작품은 소설을 처음 읽은 대학시절로부터 30년 만에 꿈을 이룬 작품이다. 영화가 완성된 후 요시다 감독은 “가장 무거운 숙제를 겨우 끝낸 기분”이라고 말했다.

/사진=싸이더스/사진=싸이더스


다음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만난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과의 1문 1답이다.



Q. 누적 판매 부수 50만 부에 달하는 일본 문학계를 대표하는 거장 ‘미시마 유키오’의 스테디셀러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아름다운 별’은 영화를 꿈꿨던 학생 때부터 마음 속에 새겨뒀던 이야기라고 들었다.



- 원작 소설을 읽는 순간, 이 이야기를 영화로 보고 싶어졌다. 이상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내가 보고 싶은 영화 <아름다운 별>은 나 자신 밖에 찍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30년이 지나도 또 보고 싶은 생각이 계속되어 찍겠다는 생각을 했다.

Q. ‘원작의 정신을 존중하면서 전 재산을 전부 걸어도 후회가 없을 우주적 수준의 작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다”고 들었다. 원작 소설을 영화화하면서 가장 신경 쓴 점은 무엇인가?

- 원작과 마찬가지로 독창적임과 동시에 지금의 관객들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영화로 성립시키는 것을 가장 신경 썼다. 또한 소설 속 1962년 무대를 현대로 바꾸기 위해 ‘만약 마시마 유키오 작가가 살아있다면 그의 눈에는 이 세계가 어떻게 비쳤을까?’라는 상상을 수없이 하며 각색을 이어갔다.

Q. 이 지구라는 행성에 잠시 동안 우연히 같은 배에 타게 된 외계인 가족. 그들 나름의 진지한 행동들은 애처로운 정도로 우스운데 별은 그런 것들과는 전혀 상관없이 유유히 자전할 뿐이다. 그 속에서 인물들이 느끼는 위기감이나 불안감 등이 공감이 된다. 감독님은 최근에 혹은 영화를 만들겠다고 마음먹으면서 이런 지구인으로서 위기감이나 불안을 느낀 적이 있었나?



- 311의 지진과 북한의 핵문제 등, 극히 최근까지 몇 번이나 위기감과 불안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의식과 불안감 때문에 영화처럼 ‘각성’해 버리면 큰일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이러한 위기감을 잊어버리자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Q. 감독님은 ‘어떤 이유도 제시되지 않은 채 가족 모두가 외계인임을 각성하게 되고 그를 계기로 압도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들이 치밀하게 쌓아 올려진다. 그러나 이내 곧 그 모든 것이 부숴져 버리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표현되는 입구와 출구의 광기 사이에 있는 차가운 시선의 밸런스가 너무도 멋지게 다가왔다.’라고 원작이 가진 매력을 밝혔다.

관객으로서 영화를 보면서 조용한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감독이 말하는 ‘아름다운 별’ 영화의 미덕은 무엇일까?



- 장르를 초월하면서, 이야기가 다각적인 점

Q. 매번 틀리기로 유명한 기상 캐스터이자 화성인 아빠 주이치로 역으로 릴리 프랭키를 캐스팅했다. 캐스팅한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면?

- 영화화를 이미지화 해 온 30년간, 주인공을 연기할 배우만큼은 항상 떠오르지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자신이 소설 속 주인공과 같은 연령이 되었다고 깨닫자 자신과 같은 연령대의 배우로서 항상 궁금한 존재였던 릴리 프랭키가 생각났다. 그를 떠올리자 영화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사진=싸이더스/사진=싸이더스




/사진=싸이더스/사진=싸이더스


Q. 작품을 만든 감독으로서 모든 장면이 다 소중하겠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딱 10분만 영화를 보여줄 수 있다면 어떤 장면을 보여주고 싶나?

- 영화 중반에서 아키코와 다케미야가 식당에서 대회를 나누는 장면부터 아키코, 카즈오, 주이치로 3명이 동시에 각성하는 신을 보여주고 싶다.




Q. 내용은 다르지만 이번 영화를 보면서,‘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란 책도 연상이 됐다. 화성인 아버지, 금성인 딸이 나와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혹시 이 책에 대해 잘 알고 있나? 알고 있다면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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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랐다. 제목이 굉장히 인상적이고 재밌을 것 같다.

Q. ‘퍼머넌트 노바라’ ‘종이 달’ 등 원작이 있는 작품을 여러 번 영화화해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 단순히 ‘기획을 시작하기 쉽기 때문’이라는 것 외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 오리지널이던, 실화 베이스이던 영화로서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으면 어떤 소재든지 좋다고 생각한다.

Q. 이번 영화 ‘아름다운 별’을 통해서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가?

- 이 영화에 관해 무언가를 전하고 싶다 라기 보다는 원작을 읽었을 때 느낀 것과 같은 종류의 흥분을, 영화라는 형태로 더욱 강렬하게 자신 스스로가 느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것을 가능한 한 많은 관객들에게 공유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Q. 화성인, 수성인, 금성인, 지구인으로 구성된 특별한 ‘다행성’ 가족의 이야기다. 감독님은 어떤 인물에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나?

- 아직 각성의 조짐이 안보이기 때문에 지구인이라고 하겠다.

Q. 결국 영화라는 것도 인간을 담아낸다. 어떤 인간들에 관심이 많나? 감독의 눈에 유독 잘 들어오는 인간의 모습들이 있나?

- 불가능을 실현하고 그 작은 가능성에 사활을 거는 사람들의 필사적인 모습들에 관심이 많다.

Q. 영화를 만들면서 힘든 날도 있었을 텐데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인가.

- 스스로 아마도 영화 일을 가장 적성이 맞으면서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세상의 다른 어떤 일보다도.

.

Q. 좋아하는 문장이 있나?



- 영화와 무리하게 연관 짓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부터 ‘아름답다’, ‘훌륭하다’라는 단어가 좋았다.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Yoshida Daihachi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Yoshida Daihachi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은 누구?



요시다 다이하치는 만화적 상상력이 넘치는 독특한 영상미로 시선을 끈 장편 데뷔작 <겁쟁이라도, 슬픈 사랑을 보여줘>(2007)를 통해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주간에 초청되며 언론과 평단의 이목을 집중시킨 감독이다.

<구히오 대령>(2009)에 이어 바닷가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세 여인의 삶을 섬세하고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한 <퍼머넌트 노바라>(2010) 등의 작품으로 자신만의 연출 세계를 대중적으로 확장시켰다.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2014)는 제36회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편집상 수상을 비롯해 그해 일본 영화계 최고의 작품으로 만장일치 찬사를 이끌어냈다.

<종이 달>(2015)을 비롯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지석상을 수상한 <금구모궐>(2017)까지 검증된 연출력, 탁월한 각색 능력으로 매번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사하며 일본의 차세대 거장 감독으로 떠올랐다. 특히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평범한 주부의 거액 횡령 사건을 다룬 <종이 달>은 국내에서 단 34개의 스크린에서 2만 4천여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 영화 팬들에게도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한편,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신작 <아름다운 별>은 지난 18일 개봉해서 국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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