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 대화 기류의 조성이 자신의 공이라고 공개 표명해 줄 것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한·미 정상의 전화통화 내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남북 대화 환경의 조성을 자신의 공으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 통화가 있고 난 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내가 북한에 우리의 ‘힘’을 행사할 수 있다고 확고하게, 강력하게 말하지 않았다면 대화가 조성될 수 있었겠는가”라는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도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한 대화 성사가 자신의 공이라고 밝혔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매우 크다.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WP는 이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재인”이라고 호칭했다며 “한국 비즈니스 에티켓에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호칭”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미스터 프레지던트’(Mr. President)로 불렀다고 보도했다. 다만 한국어 표현은 불명확하다.
한편 WP는 최근 남북 대화에 대해 주도권이 북한에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지난 남북 대화에서 보았듯 김정은이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문 대통령은 당선 전 ‘운전석’에 앉겠다고 했지만 조수석에 앉았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운전석 뒷자리에 앉아 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