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수 활용은 현재로서는 4라인에 서게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새러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평창동계올림픽 때 북한 선수들을 4라인으로 기용할 뜻을 밝혔다. 머리 감독은 22일 진천선수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남북 단일팀과 관련해 설명했다. 남북 대표단의 합의와 지난 20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에 따라 평창올림픽 대표팀에는 북한 선수 12명이 합류한다. 이 중 매 경기 3명이 반드시 출전한다는 조건도 있다. 결국 우리 선수의 출전시간이 줄어드는 것이어서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단일팀 확정이 내게 좋은 뉴스는 아니었다. 그러나 12명을 매 경기 내보내지 않아도 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힌 머리 감독은 “(단일팀으로 싸워야 하는) 지금 상황은 바꿀 수가 없으니 선수 개개인이 오로지 좋은 경기를 위해 마음을 다잡자고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최대 관심은 북한 선수 활용법이다. 우리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북한은 아직 12명 명단도 보내지 않았다. 언제 대표팀에 합류할지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 머리 감독은 “현재로서는”이라는 단서를 단 뒤 “4라인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3라인은 우리 선수의 호흡이 아주 좋다. 전략적으로도 몸싸움에 강한 선수들을 원래 4라인에 넣기 때문에 북한 선수한테 맡기는 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보통 4라인은 1~3라인과 비교해 출전시간이 가장 적다. 머리 감독은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만약 북한 선수 12명에게 골고루 많은 기회를 주는 게 좋겠다는 정부 지시가 내려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에도 머리 감독은 “어떤 지시가 내려와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머리 감독은 “지금은 주어진 상황에 화를 내거나 할 시간조차 없다. 북한 선수들은 오자마자 훈련을 시켜야 한다. 최대한 빨리 오기를 바란다”며 “어떻게든 팀에 빨리 녹아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스마트폰을 줘 우리 선수들과 카카오톡을 하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며 웃었다.
/진천=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