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가상화폐 도둑 잡기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도 1월 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다음에 나타날 강력한 사이버범죄 위협은 무엇이 될까? 가상화폐를 훔쳐가는 크립토재킹 Cryptojacking이 될 것이다.








신종 범죄가 인터넷을 교란하고 있다.

최근 해커들과 재정적으로 궁핍한 웹사이트들이 사용자 컴퓨터를 장악해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카나리아 새를 데리고 탄광에 들어가는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면, 가상화폐를 ‘채굴’하거나 ‘생산’할 수 있다. 복권에 당첨되는 원리와 비슷하다: 문제 풀이에 더 많은 컴퓨터 연산력을 동원할수록, 보상을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 컴퓨터가 문제를 풀 때마다, (디지털) ‘금’을 채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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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굴을 통한 돈벌이는 한 때 비트코인의 열성적 이용자들에 국한된 영역이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일반화되어 있다. CBS의 ‘쇼타임 Showtime’도 올해 시청자 컴퓨터에 가상화폐 채굴 기술을 심은 후, 지난 9월 보안 연구업체들이 알아내자 이를 제거한 것으로 알려져있다(쇼타임 대변인은 포춘과의 인터뷰를 거절했다.) 그 후 이 채굴 코드는 유명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Cristiano Ronaldo의 공식 웹사이트에도 일시적으로 나타났다(대변인과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불법 파일 공유 사이트 더 파이리트 베이 ThePirateBay도 사용자에게 고지하지 않은 채, 가상화폐 채굴 프로그램을 시험했다. 사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친 후, 사이트 운영자들은 ‘광고를 대체할 수익 모델을 실험하는 중이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 이유를 이해하면, 왜 그렇게 많은 미디어 사이트들이 가상화폐 채굴현상에 연루돼 있는지 알 수 있다.

지난 2014년 모네로 Monero라는 가상화폐가 등장한 후, 가상화폐 채굴이 다시 뜨기 시작했다. PC에서 채굴하도록 만들어 익명성을 강화한 전자코인 모네로가 나오자, 규격화된 채굴 툴이 여러 개 생겨났다. 코인하이브 Coinhive, JSE코인 JSEcoin, 크립토-루트 Crypto-Loot 등이 대표적이다. 웹사이트에 채굴 툴을 심으면, 보통 이를 의심하지 못하는 사용자 컴퓨터는 새로운 매출원 노릇을 하는 가상화폐 채석장으로 돌변하게 된다. 하지만 코인하이브의 대변인은 “광고는 이제 수익성도 그다지 높지 않고, 성가시기까지 하다”고 해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9월 처음 선보였는데, 코인하이브는 현재까지 총 3,200모네로(약 28만 8,000 달러)가 채굴됐다고 밝혔다. 채굴 전리품 중 30%는 프로젝트 측이 가져가고, 나머지는 툴을 설치한 당사자에게 돌아간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면 맞춤형 칩과 하드웨어, 대규모 중앙 서버 팜 *역주: 일련의 컴퓨터 서버와 운영 시설을 한 곳에 모아놓은 곳이 필요하기 때문에, PC 여러 대로는 어림도 없다. 하지만 게임형 채굴이 쉽지 않은 신종 가상화폐가 다수 생겨나면서, 채굴이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사이버보안 대기업 체크 포인트 Check Point의 위협지능 관리자 마야 호로비츠 Maya Horowitz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코인하이브 같은 가상화폐 채굴 소프트웨어를 심어놓는 동영상 스트리밍과 파일 공유 웹사이트들을 수 천 곳 적발했다”고 말했다. 호로비츠에 따르면, 모든 웹사이트들은 툴의 사용처를 밝히지 못했고, 이런 소프트웨어는 “사용자 입장에서 안전하지도 좋지도 않다”.

코인하이브 측은 사용자들이 채굴 소프트웨어의 사용을 허락할 수 있도록, 사전동의 버튼을 추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용자 동의가 있다고 해도, 여기저기 산재한 채굴자들이 기존 디지털 광고 시장(미국만 해도 830억 달러 규모다)을 뛰어넘긴 힘들 것이다. 당신 컴퓨터가 모네로 채굴의 온상이 될까 염려된다면, 마이너블록 minerBlock이나 노 코인No Coin 같은 ‘차단’ 브라우저 확장 기능을 다운로드 받아보는 건 어떨까?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ROBERT HACKETT

ROBERT HACK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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