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12명이 예상보다 빠른 25일에 내려오기로 함에 따라 남북 단일팀의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북한은 23일 밤 선수 12명, 감독 1명, 지원인력 2명 등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 15명을 오는 25일 선발대와 함께 보내겠다고 남측에 통지했다.
북한 선수단이 애초 2월 1일까지 내려오기로 한 것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빠른 합류다.
올림픽 첫 경기(2월 10일)까지 시간이 촉박하고, 아이스하키가 조직력이 중요한 단체종목이라는 점을 고려해 가능한 한 빨리 선수단을 파견해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화답한 결과로 풀이된다.
훈련 장소는 우리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현재 합숙 훈련 중인 충북 진천의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으로 결정됐다.
진천선수촌 빙상장에는 이미 단일팀 총 35명의 엔트리와 정확히 일치하는 라커 35개가 설치돼 북한 선수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새러 머리(캐나다) 감독과 김도윤 코치 등은 북한 선수들이 이른 시일 내에 우리 시스템에 녹아들 수 있도록 세부 계획을 마련해놨다.
일단 북한 선수들이 도착하면 김 코치가 선수별로 개별 미팅을 한 뒤 해당 선수의 포지션과 기량에 따라 맞춤형 플레이북(전술노트)을 나눠줄 계획이다.
북한 선수들이 플레이북을 보면서 우리 대표팀의 시스템을 스스로 습득할 수 있게 해 적응 시간을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머리 감독은 아울러 북한 선수들을 우리 대표팀의 취약 라인인 4라인에 집어넣을 계획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 대표팀의 주축인 1∼3라인의 경쟁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기존 4라인의 약점을 어느정도 보완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IOC는 올림픽 역사상 첫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규모를 기존의 한국 23명에 북한 12명을 합쳐 총 35명으로 결정했다.
아울러 IOC는 경기에 나서는 게임 엔트리 22명 중 북한 선수 3명을 포함토록 했다.
머리 감독은 단순히 단일팀이라는 명분만으로 기량이 떨어지는 북한 선수들에게 올림픽 출전 기회를 부여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머리 감독은 “선수를 고르는 것은 내 권한이다. 내가 원하는 선수만 경기에 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이날 한국 언론과 화상인터뷰에서 “선수 기용 권한은 머리 감독에게 있다”며 머리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머리 감독이 북한 선수를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는 2월 4일 인천선학링크에서 열리는 스웨덴과 평가전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남북단일팀은 2월 10일 열리는 스위스와 첫 경기를 시작으로 스웨덴, 일본과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른다. 남북단일팀은 순위 결정전까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최소 5경기를 소화한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