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히딩크. 지난 23일 중국 창저우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준결승전에서 승리하며 베트남 U-23 대표팀을 이 대회 결승에 올려놓은 박항서 감독에게 쏟아진 찬사다. 이날 열린 경기에서 베트남은 연장전까지 120분 경기에서 2대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4대3으로 강호 카타르를 눌렀다. 오랜 기간 아시아 축구의 변방으로 취급받던 베트남은 이날 승리로 사상 처음으로 AFC 주관 대회 결승에 오르며 이번 대회 최대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결과도 결과지만 직전경기인 8강전 승리 직후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박 감독의 인간적인 면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속 박 감독은 인터뷰 도중 ‘우리 가족, 와이프도 아들도 보고 싶지만, 시골에 97세가 된 어머니 계신다…’며 가족 생각에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한다. 선수들에 대한 애정도 나타낸다. 박 감독은 “오늘이 우리 선수 중에 8번 후이 생일인데 시합이 있어서 제대로 축하도 못했다”며 “오늘 저녁은 후이의 생일을 승리와 함께 축하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어 “내일은 푸엉 생일인데 시합 때문에 제대로 축하도 못했는데 축하해주고 싶다”며 다른 선수도 챙긴다. 인터뷰 내내 박 감독의 눈에는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기쁨의 순간에 소감을 묻는 인터뷰에 어울리지 않는 다소 엉뚱한 대답이었지만 뛰어난 성과를 이뤄낸 박 감독의 의외의 인간적인 면모에 베트남 국민들은 열광했다. 10만 조회 수를 기록한 2분 남짓한 인터뷰 영상에는 베트남어로 “우리는 영원히 당신을 기억할 거예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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