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업권별 맞춤형 생태계 조성 지원’을 핵심 추진과제로 꼽았다.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과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이 내걸고 있는 ‘업권별 협회 분리’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 사장은 “은행·보험 등의 타 금융권이 금투업으로의 진입시도가 있다”며 “우리 고유영역을 지키며 확대·발전시켜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타 금융권의 경쟁을 방어하고 정부와 국회, 청와대를 상대로 한 협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분리로 인한 힘의 약화보다 강한 통합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올해로 시행 10년째인 자본시장통합법에 대한 변화 필요성 측면에서 분리를 화두로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즉, 자통법 개정을 염두에 두고 증권과 운용의 분리를 ‘의제화’할 필요가 있다는 접근이다. 손 회장은 “자통법 시행과 함께 각 업권이 통합돼 출범한 금융투자협회가 각기 고유영역에서 전문성이 상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2개 가량의 협회조직 가운데 운용업과 관련된 조직은 2개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전문성 확보 필요성과 자통법 시행 10년 차에 시대적 화두로서 고민을 해볼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대우증권 사장 시절 이익축적을 통해 증자가 아닌 자력으로 자기자본 확충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증권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자본확충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신규수익창출 TF를 만들어 대형사와 중소형사, 운용사 등의 수익기능을 높이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가장 적극적인 분리론자는 황성호 전 사장이다. 황 전 사장은 “운용업계가 운용하는 자금이1,500조원에 달한다”며 “시가총액의 육박하는 자금을 운용하는 운용업의 목소리를 따로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회 회원사의 70%가 운용사로 채워져 있다”며 “운용업과 증권업은 ‘한식’과 ‘양식’의 차이만큼 크다”고 말했다. 특히 황 전 사장은 “신탁과 랩어카운트 등을 운용하는 증권사와 펀드 운용을 맡는 운용사는 이해상충의 관계가 늘 존재한다”며 “법상, 제도상 분리가 어렵다면 회장 아래 부분별 각자대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 후보들은 그간 금융투자업의 경력을 내세워 정책 추진력에서 타 후보를 앞서고 있다고 자신했다. 권 사장은 “산업자원부에서 공직생활을 했고, 벤처캐피탈(VC)과 운용사, 증권사 등 사장을 두루 역임했다”며 “온라인 증권사 키움증권을 IB와 PI부문까지 성장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축은행, 우리자산운용 등을 인수해 자회사 7개를 만들어 압축적인 경험을 했다”며 “관료에 이어 창투사, IT회사를 이끌었던 경험이 현 정부의 기조인 모험자본육성과 4차산업혁명 육성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자타공인 자본시장 산증인이라는 별명처럼 “35년간 자본시장에서 현직으로 일하고 있다”며 “자기자본 1조원대의 대우증권을 사장 임기내 자력으로 2조원으로 만들어 글로벌IB와 경쟁할 토대를 만들었고, 새로운 증권사를 만들어 신규수익원 창출을 위해 차별화 전략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황성호 전 사장은 “은행과 증권에 이어 자산운용사, 외국계 금융사까지 전 금융 분야의 경험으로 글로벌 현장경험과 소통경험을 쌓은 점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며 “4개 적자 금융사를 흑자로 전환시킨 강력한 추진력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금투협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 여의도 사옥 13층에 마련된 별도 공간에서 TV 모니터를 통해 선거 전 과정을 공개할 계획이다. 선거는 3명의 후보자가 소견을 발표한 뒤 정회원사 대표나 대리인이 직접, 혹은 비밀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한다.
/송종호·서지혜·김연하 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