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백브리핑]'현대판 채제공' 꿈꾸는 최종구

신해통공 빗댄 무술통공 발표

금융업 규제완화 내용에 촉각

24일 세종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금융위원회의 정부 업무보고 자리에 ‘무술통공(戊戌通共)’이라는 낯선 사자성어가 등장했다. 조선 후기 정조는 시전상인들이 독점적으로 갖고 있던 금난전권을 폐지해 소상공인들도 물건을 직접 사고팔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신해통공(辛亥通共)’을 단행했는데 여기에 빗대 무술년인 올해 금융업의 진입장벽을 낮추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신해통공의 결과는 실록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도성인 한양은 물론 지방에서도 ‘어물이나 장작의 가격이 예전처럼 낮아졌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경제학자들 중에는 신해통공을 조선시대판 ‘경제민주화’로 보는 견해도 있다.


금융위가 꿈꾸는 ‘무술통공’의 결과는 아직 불투명하다. 자유로운 경쟁을 이끌겠다는 취지는 옳지만 그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지 결정되지 않아서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은산분리를 완화해 제3의 인터넷은행을 출범시키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정치권의 반대 기류도 강해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지 예견하기 어렵다. 또 이날 금융위가 밝힌 ‘펫 전문 보험’ 출시에 대해서는 업계에서조차 ‘과연 누가 나서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미국 등에서는 반려동물 치료비가 워낙 비싸 보험 가입 유입이 되지만 아직 한국은 그 정도 수준으로 수요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현대판 채제공(신해통공을 입안한 정조 시대 좌의정)을 꿈꾸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무술통공은 오는 3월 금융업 진입규제 완화방안 대책을 통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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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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