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신약 R&D가 미래다]블록버스터 신약 올인…글로벌 제약사로 점프한다

2415A28 제약


국내 제약사들의 글로벌 신약 기업을 향한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연구개발(R&D) 비용을 꾸준히 늘리며 새로운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여념이 없는가 하면 외부 산학연 및 병원과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국내 제약사업계의 한 관계자는 “복제약을 박리다매 형식으로 팔아 이윤을 남기던 과거의 산업 모델에서 혁신 신약개발을 통해 기업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모델로 빠르게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탄생하는 일도 더 이상 꿈은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제약사들의 R&D 투자금액(상장사 20개사 기준)을 보면 지난 2011년 9,700억원에서 2016년에는 1조7,900억원으로 불과 5년 새 2배가량 급증했다. 연간 1,0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2016년 말 기준)을 보면 셀트리온(2,640억원), 한미약품(1,625억원), GC녹십자(1,170억원), 대웅제약(1,164억원), 종근당(1,021억원) 등으로 5곳에 달했다.


우선 매출액의 20%가량을 R&D에 쏟아붓고 있는 한미약품은 현재 당뇨·비만, 항암, 자가면역질환 등의 분야에서 총 25개의 신약을 개발 중이다. 이미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사노피·얀센 등 글로벌 기업에 거액을 보장받고 기술 이전했으며 앞으로도 항암·희귀질환 분야 혁신 신약개발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2016년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에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을 총 5억2,500만달러라는 거액에 기술 이전하며 주목받았던 동아에스티도 지난 10일 영국 기반의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면역항암제 공동연구 협약을 맺는 등 세계 시장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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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반의 임상시험에 집중하는 기업들도 많다.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 종근당은 2016년 하반기부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유럽 임상 1상을 시작했으며 헌팅턴병 신약의 미국 임상도 올해 중 돌입한다. GC녹십자는 혈액과 면역학 분야의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의 유전자재조합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 제품 ‘헤파빅-진(GC1102)’을 개발, 막바지 임상 단계까지 진입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유한양행은 다양한 파이프라인 확보와 신사업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2015년부터 바이오니아·제넥신 등 국내 바이오벤처에 활발한 지분 투자를 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미국의 항체신약 전문기업과 조인트벤처 ‘이뮨온시아’를 설립해 면역항암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JW중외제약 역시 1992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한일 합작 바이오벤처 ‘C&C신약연구소’, 2000년 미국 시애틀에서 문을 연 화학·유전체학 연구소 ‘JW테리악’ 등을 운영하며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다수 확보한 상태다. 보령제약도 2016년 화학연구원으로부터 도입한 표적항암제와 지난해 자회사로 편입시킨 보령바이젠셀을 통한 면역항암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수출 기업으로의 변화를 모색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직접 개발한 보툴리눔톡신(보톡스) 제품 ‘나보타’를 올해 중 미국 시장에 출시해 연간 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다. 휴온스 역시 고순도 정제 기술을 적용한 보톡스 제품 ‘휴톡스’와 회사의 주력 상품인 필러 ‘엘라비에’ 등을 결합해 글로벌 피부미용 시장 공략을 계획하고 있다. 회사 측은 “품목허가가 나기도 전에 이미 유럽·러시아 등의 주요 기업과 1,000억원 수출 계약을 맺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양약품도 오랜 R&D 끝에 출시한 국산 신약 ‘놀텍(역류성 식도염 치료제)’과 ‘슈펙트(백혈병 치료제)’의 뛰어난 효과를 바탕으로 더욱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미국·러시아·멕시코·호주·뉴질랜드 등 주요 국가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겠다는 방침이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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