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사회가 모국의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성공을 돕기 위해 2억엔(19억4,200만원)의 성금을 기부했다.
오공태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 단장은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조직위원회(위원장 이희범) 사무실에서 열린 성금 전달식에서 “스포츠를 통한 화합과 축제의 장인 평창올림픽을 응원하려고 재일동포들이 십시일반 모금했다”고 밝혔다.
오 단장은 “관심과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패럴림픽 홍보와 선수 격려 등에 성금이 쓰였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피력했다.
평창올림픽을 후원하기 위해 동포사회에서 성금을 보내온 것은 현재까지 재일동포가 유일하다.
유재근 민단 상임고문이 1억엔, 오 단장이 1,000만엔을 내놓은 것 외에 48개 민단 지방본부와 산하의 부인회·상공회·체육회 등을 통해 이번 성금을 모았다.
오 단장은 “차별을 견디며 일본사회에 자리 잡은 재일동포에게 모국은 늘 친정 같은 존재라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함께하려는 마음”이라며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기대 이상의 성금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최상영 재일본대한체육회 회장은 “대회 현장 응원도 준비 중”이라며 “개회식에 200명이 참석하고 800명으로 구성된 차세대 응원단이 대회 기간 각종 경기에서 한국을 응원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재일동포 사회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전에 열린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이 제대로 된 유니폼이 없다는 소식에 태극기가 달린 유니폼과 훈련복, 여비 등을 건넸다.
6·25전쟁 때는 조국 수호를 위해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했다. 도쿄한국대사관을 비롯해 일본 주재 한국 공관 10곳 가운데 9곳의 부지와 건물도 기증했는데 이는 현재 시세로 2조원을 넘는다. 1960∼1970년대는 근대화를 위해 기술과 자본을 전수해 한국 최초 공단인 ‘구로공단’ 등을 설립했다.
또 88서울올림픽에 100억엔 성금 전달, IMF 외환위기 때 15억달러 송금과 국채 300억엔 매입, 숭례문 복원과 천안함, 세월호 유가족 성금 전달 등 모국에서 힘들거나 불행한 일이 있을 때마다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