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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는 올림픽] '침 한 방울'이 키운 썰매 삼총사

썰매 종목과 유전자 검사

타액검사로 지근·속근 중량 파악

윤성빈·원윤종·서영우 맞춤훈련

세 선수 모두 스타트 타임 향상

2615A34 썰매




봅슬레이·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의 결과는 ‘스타트 타임’이 좌우한다. 민석기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선임연구위원이 발간한 ‘봅슬레이·스켈레톤 경기의 스타트 타임 및 기록 향상 전략 수립’에 따르면 한국이 우승한 지난 2016년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봅슬레이 월드컵에서 한국팀의 출발 평균은 4.81초로 2위였다. 당시 전체 기록을 보면 출발 평균이 5위 안에 속한 팀이 전체 순위의 5위 이내를 차지했다. 2016년 스켈레톤 월드컵 경기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런 이유로 스타트 타임을 줄이기 위한 각 국가의 전략은 비밀스럽고 치열하다.

국내에서는 스타트 타임을 당기기 위한 방법으로 ‘데옥시리보핵산(DNA) 검사’를 택했다. KISS는 2014년 봅슬레이·스켈레톤 등 국내 썰매 종목 국가대표와 상비군을 포함한 선수 30여명의 타액을 통해 DNA 검사를 진행했다.


근육은 크게 지근과 속근으로 구분된다. 지근은 유산소 에너지를 공급하고 피로에 강하다. 지구력이 좋은 만큼 장거리 운동에도 유리하다. 반면 속근은 무산소 에너지를 공급하고 강한 힘을 내지만 피로에는 약해 단거리 운동에 활용된다. 지근과 속근은 유전적 요인으로 당시 한국 스포츠개발원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특정 선수의 근육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데 착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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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이 기대되는 썰매 국가대표의 DNA 분석 결과는 어떨까. 검사 결과 봅슬레이 대표팀 원윤종(33)·서영우(27)는 속근 타입, 윤성빈(24)은 속근과 지근이 골고루 배합된 중간 타입으로 나타났다.

KISS와 훈련팀은 이 결과를 올림픽을 대비한 훈련 방식에 반영했다. 근육 보강이 어렵고 쉽게 피로를 느끼는 지근 타입의 선수에게는 운동 강도를 낮추고 횟수를 증가시키는 프로그램을 적용하지만 반대로 속근섬유 타입의 경우에는 중량과 횟수를 증가시키는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다. 민 선임연구위원은 “원윤종·서영우 선수는 속근 성향으로 나타나 고강도 웨이트 훈련을 통해 근력을 더욱 강화했다”며 “윤성빈 선수는 유전적으로 중간 타입이라 어느 쪽으로 훈련하느냐에 따라 속근·지근 타입 양쪽이 다 될 수 있기 때문에 근육 불균형이 없도록 웨이트 횟수를 조절하며 훈련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또한 DNA 분석 등 각종 검사는 선수들의 도움닫기 후 썰매 탑승 지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썰매 탑승 시 최대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지점을 찾아 가속을 줄이지 않고 탑승해야 스타트 타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민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선수들의 경우 근력이 최대로 힘을 발휘하는 지점을 발견해 그에 맞춰 연습하고 있다”며 “출발 지점은 선수들의 심리와 전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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