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한·캐나다·멕시코 공조…美 무역압박 대응

31 한미 FTA2차협상...반격 속도내는 한국

산업부, 보복관세 매길 품목 준비중...규모 2조원 달할듯

반덤핑,상관관세 요건 강화 등 협정문 수정 요청 가능성도



반덤핑 관세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두고 오는 31일 서울에서 시작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2차 협상은 양국 간 기 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우리 정부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반격에 속도를 내기로 가닥을 잡았다. 우선 FTA 2차 협상 압박카드로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응해 다음달 7일 이후 이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이에 더해 사전에 보복관세(양허 정지)를 신청하는 강수를 둘 방침이다. 또 반덤핑·상계관세(AD·CVD) 등 미국의 수입규제 발동 요건 강화 움직임에 맞서 캐나다·멕시코 등과 공조해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본지 1월26일자 1·4면 참조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한미 FTA 제2차 협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카드로 세이프가드를 겨냥해 미국을 WTO에 제소하기 하고 첫 절차로 WTO 분쟁해결절차(DSU) 4조에 의거한 양자협의 요청서(Request for Consultations)를 준비하고 있다. WTO는 무역분쟁이 발생할 경우 분쟁해결기구(DSB)가 개입하기 전에 당사국 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 60일 기한으로 양자협의 절차를 두고 있다. 제소국이 양자협의 요청서를 상대국과 WTO 분쟁해결기구(DSB)에 전달하는 행위가 제소의 시작이다. 요청서에는 상대국의 어떤 수입규제 조치가 왜 문제인지, WTO 협정에 어떻게 위배되는지 등에 대한 주장이 담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의 세이프가드가 실제 발효하는 다음달 7일 이후 제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단순 제소에만 그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분쟁 절차가 진행되고 우리 정부의 승소가 결정되면 곧바로 우리 수출 피해에 대한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양허 정지 신청도 같이 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보복관세를 부과할 품목과 우리 수출의 피해 산정액을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에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관세 보복 규모도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 세탁기와 태양광의 대미 수출 금액이 11억5,500만달러다. 세이프가드 관련 WTO 분쟁을 2년 안에 마무리 짓겠다는 우리 정부의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가정하면 우리 정부가 부과할 수 있는 관세보복 규모도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또 지난 22일 정부는 우리 정부가 승소한 세탁기 반덤핑 분쟁과 관련해 WTO에 피해액이 7억1,100만달러(7,550억억원)에 달한다는 양허 정지 신청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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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또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벌이고 있는 캐나다·멕시코와 미국의 수입 규제에 맞서는 공동전선도 구축했다. 김현종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캐나다와 멕시코 통상장관과 각각 양자회담을 열고 세탁기·태양광 세이프가드뿐만 아니라 반덤핑·상계관세 등에 대한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2차 FTA 개정협상 과정에서는 한층 더 압박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정부는 한미 FTA 협정문의 세이프가드 관련 조항 개정을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현행 협정문은 협정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자국 산업에 대한 심각한 피해의 중대한 원인이 아닐 경우 해당 글로벌 세이프가드에서 “제외할 수 있다(may exclude)”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강행 규정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또 미국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는 반덤핑·상계관세와 관련해서도 발동 요건을 엄격히 할 수 있도록 협정문 수정을 요청할 가능성도 크다. 미국의 수입규제와 관련한 사실상 대부분의 권한이 의회에 있는데다 이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로부터 ‘무역촉진권한(TPA)’을 부여받지 않고 협상에 나선 만큼 우리 정부의 요구가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세종=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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