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 /연합뉴스국가정보원을 동원해 공직자와 민간인을 불법으로 사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재판이 30일부터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나상용 부장판사)는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 전 수석과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는 정식 재판을 앞두고 혐의를 둘러싼 검찰과 피고인 의견을 확인한 다음 증거조사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두 사람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우 전 수석은 국정원에 지시해 공직자와 민간인을 광범위하게 불법사찰하고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블랙리스트)의 운용 상황을 보고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4일 추가 기소됐다. 앞서 기소된 ‘국정농단’ 사태를 묵인한 혐의 등에 대한 재판은 전날 검찰이 징역 8년을 구형하며 심리가 마무리됐다.
추 전 국장은 우 전 수석에게 불법사찰 관련 내용을 비선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걸쳐서 야권 정치인 비난 여론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먼저 기소돼 별도로 재판도 받고 있다.
이른바 ‘우병우 라인’으로 불린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의 첫 공판준비기일도 열린다. 우 전 수석과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이자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최 전 차장은 추 전 국장이 공무원 등을 뒷조사한 뒤 우 전 수석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이를 승인한 혐의 등을 받는다. 재판부는 세 사람의 기소 혐의 사실이 공통되는 부분의 심리를 합쳐 진행할지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속행 공판을 열고 안종범 전 경제수석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만났다는 ‘추가 독대’(‘0차 독대’)에 관해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날 안 전 수석 증언을 끝으로 증인신문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다만 검찰이나 변호인단이 새로운 증인을 신청할 경우 추가 증인신문이 이뤄질 수 있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