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옥건 원장의 탈모 이야기-12] 트럼프가 복용하는 탈모약의 정체는?

'피나스테라이드' 성분의 약 복용 중

'프로페시아' 외 다양한 복제약 시판

유전에 의한 남성형 탈모에 효과

남성 탈모 종류따라 치료법도 달라

유전적 요인인지 진단부터 받아야

옥건 옥건헤어라인의원 원장옥건 옥건헤어라인의원 원장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기 건강검진을 앞두고 고령에 따른 건강상태 염려와 더불어 정신건강까지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소 섞인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국제 뉴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상태와 더불어 탈모도 계속 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7일자 기사에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검진 중 탈모 치료제를 지속해서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에는 뉴욕타임스가 25년 동안 트럼프의 개인 주치의로 활동한 해럴드 본스타인의 말을 빌려 트럼프가 탈모 약인 피나스테라이드(finateride)를 복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전 세계를 주름잡는 미국의 대통령이 계속 복용하고 있는 피나스테라이드는 최고의 탈모 치료제일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머리가 빠진다고 다 같은 종류의 탈모가 아니고 탈모의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진료하다 보면 젊은 나이에 탈모가 생겼다며 걱정부터 앞서 탈모를 멈추게 할 방법에만 골몰하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환자들은 속된 말로 멘붕 상태가 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것저것 효과가 있다는 것을 다 해보게 된다.

하지만 장기적인 치료계획 없이 너무 쉽게 접하게 되는 홈쇼핑, 온라인 쇼핑, 대형마트 등의 탈모 제품은 유전에 의한 남성형 탈모에 거의 효과가 없다. 약간의 효과가 있더라도 유의한 치료 효과를 지닌다고 볼 수 없다. 즉 치료 확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효과가 있더라도 미미하기 때문에 치료 의미가 없고 효과가 지속적이지 않다.

탈모 병원이나 모발이식 병원들에서조차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더 문제다.

의학적으로 탈모는 병명이 아닌 증상명이다. 환자에게 탈모에 효과가 있다는 시중 제품들을 원칙 없이 사용하게 하는 것은 폐렴 환자가 감기약이나 진통제만 먹이는 것과 같은 것이다. 폐렴 환자에게 잘못된 치료는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형벌을 받을 정도의 과실이 될 수 있다. 반면 같은 이치인데도 탈모는 잘못된 치료로 머리가 계속 빠져도 비판받지 않을 정도로 관대하다. 남의 머리칼이야 빠지든 말든, 탈모인들을 두 번 죽이는 상업적인 현실이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복용하는 피나스테라이드는 성분명으로 보통 ‘프로페시아’라는 오리지널 약의 상표명으로 더 알려져 있다. 본인이 유전에 의한 남성형 탈모라면 다른 치료 이전에 프로페시아 복용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른 치료법은 프로페시아에 비해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본인이 유전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알더라도 잘못된 치료에 매달려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어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탈모의 유전 방식에 관해 잘못 알고 있는 점도 많다. 탈모의 유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필자의 칼럼 ‘[옥건 원장의 탈모 이야기-6] 결혼 앞둔 해리 왕자 머리숱 더 빠질까’를 참조하면 된다.


20대 초반의 남성에게 탈모 증상이 있다면 거의 유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유전에 의한 탈모가 전 세계적으로도 많다. 따라서 남성에게 탈모가 있다면 우선 유전인가 아닌가를 진단해야 하고, 유전이라면 프로페시아 복용부터 고려해야 한다. 유전이 아닐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근처의 피부과나 탈모 전문병원 혹은 모발이식 병원을 찾아서 정확한 진단부터 받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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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탈모가 없는데도 수년간 불필요하게 프로페시아를 복용하고 있는 분들도 자주 보게 되는데 탈모의 치료는 제3자가 봤을 때 확실한 탈모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 시행해도 늦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이 제대로 된 탈모치료의 시작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탈모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없기 때문에 탈모 증상이 나타난 후에 치료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머리가 좀 많이 빠진다고 미리 걱정하지 말기를 당부드린다. 빠진 머리는 반드시 다시 자라 나온다.

시중에 수십 가지 비슷한 약이 있어 혼돈을 피하고자 밝히면 피나스테라이드 계열의 약으로는 오리지널 약인 프로페시아를 비롯해서 그로모, 네오페시아, 다모케어, 다모페시아, 두피나, 리드페시아, 마이시아, 마이페시아, 메디페시아, 메리나, 모나, 모나드, 모나리드, 모나필, 모페시아, 미노페시아, 바로피나, 베아리모, 알로스칸, 알로시아, 알로펙, 에피나시, 유나시아, 유나피아, 티나제, 페로시아, 프로시, 피나모린, 피나베린, 피나스칸, 피나시딜, 피나테드, 피나필로, 헤어게인, 헤어그로, 헤어페시아, 헤어피나 정 등이 있다.

이들은 프로페시아의 제네릭 의약품(복제약)으로 약효는 프로페시아의 최소 80% 이상 보장되나 다른 부작용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프로페시아와 성분과 함량이 같지만 제약회사마다 조금씩 다른 제조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효과와 부작용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피나스테라이드와 유사한 약으로 두타스테라이드(상품명 아보다트)가 있다. 효과는 피나스테라이드보다 약간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은 조금 더 크다.

사실 아보다트뿐 아니라 프로페시아도 부작용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국내외 기사들에서 말하는 만큼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필자가 언급한 뉴스위크의 기사에서도 피나스테라이드 복용 후 트럼프에게 생길지 모르는 부작용을 언급했는데 언론을 비판하는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감 정도로 보인다. 실제는 복약설명서에 금기나 경고가 아닌 주의 사항 정도로 들어가는 경미한 부작용에 관한 내용일 뿐이다.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인 미국의 대통령이 복용하는 약이 피나스테라이드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본인이 효과 없는 잘못된 탈모 치료에 매달려 삶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필자의 다음 칼럼에서는 유전에 의한 탈모인지 본인이 직접 진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보려고 한다.

/okhairline@naver.com

옥건 원장은···

▲가톨릭의과대학 졸업 ▲옥건헤어라인의원 원장 ▲국제모발이식학회(ISHRS) Best Practical Tip 수상

조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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