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법무부 고위간부의 여검사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그에 따른 응분의 조치를 약속했다.
문 총장은 30일 출근길에 성추행 의혹 대책을 묻는 기자들에게 “사안은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고, 진상조사를 철저히 할 예정”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성추행 의혹이 국민적 관심사안으로 떠오른 만큼 관련 사실을 철저히 조사해 비위행위가 확인되면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대검 감찰본부(정병하 본부장)도 전날 “게시글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비위자가 확인될 경우 응분의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총장은 진상조사와 함께 검찰 내 양성평등을 위한 조치도 강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직장 내에서 양성이 평등하고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한편으로는 피해 여성 검사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직장 내에서 평안하게 근무하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 서지현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e-Pros)에 올린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글과 첨부 문서를 올렸다.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이었던 안태근 전 검사장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서 검사는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이 안 전 검사장과 함께 사건을 덮고 자신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안 전 검사장은 “오래 전 일이고 문상 전에 술을 마신 상태라 기억이 없다. 보도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접했고 그런 일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다만 그 일이 인사나 사무감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안 전 검사장은 지난해 ‘돈봉투 만찬’에 연루돼 면직됐다. 최 의원은 “성추행 사건 자체를 알지 못했는데 어떻게 덮을 수 있겠느냐”며 “서 검사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고 한 번도 연락한 사실이 없다. 인사상 불이익을 준 일도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