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울수도 웃을수도…이통사 영업익 딜레마

작년 실적 예상치 하회 전망에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 약화 기대

올 신규 회계기준 본격 도입으로

마케팅비 줄고 영업익 늘어나면

정치권 압박 다시 거세질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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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이동통신 3사의 속내가 복잡하다. 영업이익률이 예상치을 밑돌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 외부에 비친 표정은 어둡지만 가계통신비 인하에 나선 정부에 추가적인 명분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나쁘지 만은 않다. 특히 올 1·4분기부터는 신규 회계제도인 IFRS 15가 도입돼 매출 변동 폭이 전년 대비 더욱 커질 수 있어 영업이익을 둘러싼 딜레마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3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 LG유플러스(032640)를 시작으로 6일부터는 KT(030200)SK텔레콤(017670)이 연달아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에서는 LG유플러스가 그나마 시장 예상을 충족하는 실적을 내놓고 SK텔레콤과 KT의 실적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사 실적 전망이 어두운 것은 정부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탓이 가장 크다. 선택약정 할인율이 지난해 9월 25%로 상향되면서 이후 3개월간 약 500만명이 선택약정 할인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갤럭시노트8을 비롯해 아이폰8·아이폰X 등의 신규 단말기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마케팅비 지출이 늘었다. 이통사들이 정부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불법 보조금 살포 등으로 마케팅비를 늘려 영업이익을 낮췄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통사들은 연간 실적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정부가 오는 6월 도입을 목표로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 막기에 힘을 쏟고 있다. 보편 요금제는 월 2만원에 1GB 이상의 데이터와 200분 이상의 음성통화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에 따르면 연간 최대 2조2,000억원의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조 단위의 영업손실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최근 고가 요금제 개편 및 와이파이 확대 개방, 로밍 요금제 인하 등으로 선제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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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본격 도입되는 IFRS15는 통신비와 영업이익을 둘러싼 고차 방정식을 더욱 복잡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IFRS15는 판매장려금과 공시지원금 등의 마케팅 비용을 한번이 아닌 24개월로 나눠 반영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휴대전화 판매 시 해당 분기에 관련 비용을 모두 처리했다면 이제는 총 8분기에 나눠서 비용을 반영해야 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휴대전화 한 대를 팔 경우 지출되는 마케팅 비용이 회계상으로 8분의 1로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올 1·4분기 실적 발표시 마케팅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선택약정 할인을 장부에 반영하는 방식도 크게 바뀌어 매출액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전까지는 할인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를 매출액으로 잡았지만 이제는 할인 이전 요금을 매출액으로 잡고 할인액은 별도 비용으로 분류한다. 예를 들어 10만원 요금제에 가입해 25% 할인을 받을 경우 이전에는 7만5,000원이 매출로 잡혔지만 IFRS15에서는 10만원이 매출로 잡히고 2만5,000원은 비용으로 처리된다. 이 때문에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해 요금을 인하하라는 정치권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IFRS15 도입에 따른 효과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며 “IFRS15 도입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날 경우 정부의 통신비 인하안에 자칫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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