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 고객군 나누면 新시장이 보인다

KAIST 경영대학 교수

<59> MECE 접근법

상호배타적이며 전체 포괄하는 개념

'드라이브 스루' 등 고객군 확장에 활용

조성주 KAIST 경영대 교수조성주 KAIST 경영대 교수


‘세상은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어 진다.’ 그렇다. 아이스크림 선호도로 세상 사람을 나눈다면 이렇게 나누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에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사람과 수박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나누어 진다’는 어떨까. 이 경우에는 아이스크림과 수박을 모두 좋아하는 사람들이 중복될 수 있고 둘 다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테니 적합한 구분이라고 보기 어렵다.

‘미씨(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MECE)’라는 용어를 살펴보자. 이 단어는 컨설팅회사에서 많이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한글로 풀어쓰면 ‘상호배타적이며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뉜다’는 문장은 두 부류에 모두 겹치는 사람이 없고(상호배타적) 어떤 사람이든 두 부류 중 한 부류에는 속하게 된다(전체 포괄). 그렇기 때문에 미씨한 구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개념을 활용하면 새로운 시장을 찾을 때 요긴하다.


패스트푸드점을 예로 들어보자. 패스트푸드 매장에는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찾아온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우리의 고객은 매장에 찾아오는 고객과 그렇지 않은 고객으로 나누어 진다.’ 찾아오지 않는 사람들을 고객으로 만들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배달 서비스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방문하는 방식으로 구분해보자. 매장에 찾아오는 고객은 걸어서 들어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운전자일 것이다. 이들을 위해 드라이브 스루(차에 탄 채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군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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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아이디어에도 활용할 만하다. 서울 시내의 택배 서비스를 생각해보자. 고객이 택배를 보낼 때 주로 선택하는 방식은 오토바이 퀵서비스와 우체국이나 택배회사를 통한 서비스가 있다. 배송 시간을 기준으로 구분해보자. 우선 존재하는 서비스를 생각해보자. 오토바이 퀵서비스는 한두 시간 내 배송이 가능하다. 우체국이나 택배회사를 이용하면 보통 하루 이틀이 걸린다. 당일 배송은 어렵다. 이를 미씨하게 생각해보면 비어 있는 공간이 보일 것이다. 오토바이 퀵서비스보다 더 빠른 배송이 가능한 한 시간 이내 서비스 영역, 오토바이 퀵서비스보다는 시간이 걸리지만 당일 배송이 가능한 서비스 영역이다. 얼마 전 W라는 스타트업은 후자에 대한 고객 니즈를 확인하고 ‘오토바이 퀵서비스의 3분의1 가격에 당일 퀵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W사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인건비를 낮추는 방식이 아니라 배송 체계를 혁신적으로 바꿨다. 국제 화물 서비스업체 ‘페덱스’가 처음 도입한 개념인 허브앤드스포크(Hub&Spoke) 방식을 퀵서비스에 도입한 것이다. 택배 물품을 고객 간에 직접 연결해주는 게 아니라 개별 물량을 거점 지역(허브)에 집중시킨 후 다시 지역별 거점(허브)으로 옮긴 다음 개별 배송(스포크)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고객을 미씨 방식(상호배타·전체포괄)으로 나눠보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찾는 아이디어로 활용 가능하다. /sungjucho@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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