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한덕종·김영훈·신성 교수)은 지난 2005년~2016년 9월까지 가족 등이 생체 기증한 신장을 이식 받은 2,898명을 △혈액·복막투석전 이식군 △19개월 미만 투석후 이식군 △19개월 이상 투석후 이식군으로 나눠 장기생존율과 이식후 거부반응률을 비교분석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
◇신장이식 5,000례 돌파…최근 5년 생존율 97.7%로 ↑
3개 그룹의 이식후 5년·10년 장기생존율은 99.3%, 99%, 97.2%로 투석을 하기 전에 이식했거나 투석 기간이 짧을수록 높았다. 이식수술후 거부반응률은 17.1%, 16.8%, 22.8%로 투석을 하기 전에 이식했거나 투석 기간이 짧을 때 낮았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팀은 지난 1990년부터 올해 1월 8일까지 국내 처음으로 5,000례(뇌사자 신장이식 포함)의 이식수술을 달성했다. 2012년 1월 3,000례를 달성한지 6년만이다.
5,000명 전체의 이식후 생존율은 96%(1년), 90%(5년), 80.9%(10년)였다. 4,000례를 기록한 2015년 2월 이후 신장이식 생존율은 세계 유수 장기이식센터와 대등한 99%(1년)와 97.7%(5년)로 높아졌다.
◇당뇨병·고혈압 탓 신부전 39%…비중 2.6배 ↑
5,000명 중 대표적 만성질환인 당뇨병·고혈압의 합병증으로 신장이 망가진 비율은 1990~2010년 15%(당뇨 11%, 고혈압 4%)에서 2011년 이후 39%(당뇨 25%, 고혈압 14%)로 2.6배가 됐다. 높은 혈당은 몸 속 곳곳의 혈관을 손상시키고 혈액 노폐물을 걸러내는 신장 혈관꽈리(사구체)의 여과 기능을 떨어뜨린다. 고혈압 역시 신장 사구체 내 압력을 높여 신장 기능을 서서히 감소시킨다.
투석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기 전에 신장이식을 받는 환자의 비율은 1990~2000년 11.5%에서 2001~2010년 12.3%, 2011년 이후 16.1%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달 5,000번째 신장이식을 받은 S(46)씨도 투석이 필요한 단계에서 아내로부터 신장을 받았다.
한덕종 신장이식팀 교수(신·췌장이식외과)는 “최근 연간 5,000~6,000명 정도의 당뇨병·고혈압 환자가 신장이 망가지는 신부전증을 앓고 있다”며 “적합한 기증자만 있다면 조기에 신장이식 수술을 받는 것이 이식후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말기 신부전은 신장 기능이 10~15% 이하로 떨어져 혈액·복막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투석치료를 받는 환자는 9만명에 이른다. 평균 나이는 60세, 5년 이상 투석 환자가 전체의 45%를 차지한다. 10명 중 9명은 주 3회, 매회 4시간씩 병·의원에서 신장 기능을 대신하는 투석기(인공신장기)와 투석막을 이용해 혈액투석을 받는다.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직장생활을 하기 어렵다. 나머지는 포도당·녹말이 고농도로 들어 있는 투석액을 복막에 주입해 복강 바깥쪽 혈액 내 노폐물과 수분을 끌어당긴 뒤 배출하는 복막투석을 한다. 신부전에서 벗어나려면 신장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