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문화

[SE★인터뷰①]‘리차드3세’ 김여진, “전 배우 원 캐스트...높은 밀도의 공연 위해”

김여진이 긴 공백을 깨고 6년 만에 연극으로 돌아온다.

2월 6일 개막하는 연극 ‘리차드3세’(연출 서재형)는 명석한 두뇌와 언변을 가진 왕자로 태어났지만 곱추라는 신체적 결함 때문에 어릴 적부터 주변의 관심 밖에서 외면당하며 자라온 리차드3세가 권력욕을 갖게 되면서 벌이는 피의 대서사시를 그린 작품. 영국의 장미전쟁기 실존인물 ‘리차드3세’를 모티브로 세계적인 문호 셰익스피어가 탄생시킨 희곡이다.


김여진은 리차드3세의 형수이자 피로 얼룩진 권력 쟁탈전의 경쟁구도를 팽팽히 이루며 극의 긴장감을 높일 엘리자베스 왕비역으로 나선다. ‘리차드3세’는 김여진의 모든 바람이 담긴 연극이다.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셰익스피어 연극을 올리고, 그 중에서도 꼭 한번 하고 싶었던 엘리자베스 역을 맡게 된 것.

연극 리차드 3세에서 엘리자베스 왕비역을 맡은 배우 김여진/사진=지수진 기자연극 리차드 3세에서 엘리자베스 왕비역을 맡은 배우 김여진/사진=지수진 기자


“내가 어릴 때 생각했던 꿈을 다 이룬 것 같다. 20대에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때 예술의 전당 무대에 서고 싶었다. 물론 ‘클로저’란 연극을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올린 적이 있긴 하지만, 셰익스피어 작품을 올린 적은 없다. 그리고 엘리자베스란 역을 꼭 하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다 되어 있더라.“

20년이 넘게 배우로 살아온 김여진, 그는 “연극은 내 최대치를 끌어내는 체력단련이다” 며 ”연극을 안 하면 체력이 금세 고갈된다.“고 털어놓았다. 경력이 하나 하나 쌓여갈수록 ‘관객을 속일 수 없다는 걸 알게된다’고 한 그는 ”매 작품마다 긴장감과 떨림은 더 해간다“고 고백했다 .

”20년 동안 연기자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책임감이라는 게 있다. 실수하거나 그 만큼의 배우가 해 내야 할 걸 소화하지 못하는 것, 이런 게 절대 용납이 안 되는 거죠. 지금 말 하면서도 가슴이 떨려요. 더 연습하는 길 밖에 없어요.“

무엇보다 이번 연극은 1달 내내 전 배우가 원 캐스트로 무대에 선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높은 밀도의 공연을 보여주겠다’는 배우와 제작진의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여진은 “리스크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책임감이 크다”며 원 캐스트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배우가 목이 쉬거나 몸이 삐끗하거나 하면 큰일난다. 그만큼 배우가 책임감이 커지는 부분이 있다. 각자 배우들이 가지는 리스크라고 할 수 있지만, 전체가 리스크를 안아야 해서 더 몸을 관리하게 된다. 계속 건강에 신경 쓰고 있다. 나쁜 것 안 먹고, 좋은 것만 잘 찾아먹고 있다. 더운데 목도리를 칭칭 감고 다 마스크를 쓰고 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는 나날의 연속이다. 오히려 더 건강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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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은 초등학교 선배이자, 존경하는 선배인 황정민의 캐스팅을 듣자마자 이번 작품에 합류하고 싶었다고 한다. 가까이서 본 황정민의 열정은 김여진의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 그는 “황정민 씨는 진짜 연습 벌레예요. 그렇게 연습하는 사람 처음 봤다.“며 황정민의 지독한 열정을 전했다.

“정민 오빠가 맡은 ‘리차드3세’는 자세를 구부리고 한 쪽을 뒤튼 상태에서 무대를 누비는 역이다. 무대에서 사라지지 않을 정도로 분량이 어마어마하다. 쉬는 타임에도 절대 구부린 몸을 펴지 않더라. 굉장한 통증이랑 싸우고 계신다. 보고 있으면 대단하다.”

연극 리차드 3세에서 엘리자베스 왕비역을 맡은 배우 김여진연극 리차드 3세에서 엘리자베스 왕비역을 맡은 배우 김여진


연습실에서 24시간 살다시피 하는 황정민으로 인해 그가 언제 출근하고 퇴근하는지도 모를 정도. 그렇기에 김여진은 “왜 황정민이라고 하는지 알겠다”고 털어놓았다.

“계속 연습실에 계시는 분이다. 몇시에 가도 와있더라. 저희가 보통 6~7시간 연습하는데 황정민 씨는 16시간 정도 연습하는 것 같다. 후배들도 처음엔 선배가 일찍 나오니 눈치를 보더니 지금은 ‘안녕히 계세요’ 하고 간다. 저 역시 처음엔 자극을 받다가 지금은 아예 놨어요. 그렇게 하면 전 병원에 실려갈걸요.(웃음)

오랜만의 무대 복귀를 앞둔 김여진의 얼굴에선 긴장감과 설렘이 함께 느껴졌다. 누구보다 기다린 연극이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김여진은 “무대 올라가기 직전에 그렇게 손이 떨린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무대엘 발을 딛고 나면 안 떨리더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특별히 내가 무대체질이라기 보다는 스스로 최면을 거는거다”며 첫 공연 날인 2월 6일을 기대할 것을 예고했다.

한편, 황정민, 정웅인, 김여진, 김도현, 정은혜, 박지연, 임기홍 등 눈부신 라인업으로 2018년의 화려한 시작을 알릴 셰익스피어의 정통 연극 ‘리차드3세’ 는 2월 6일부터 3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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