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감원이 심상정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잠정결과 및 향후 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 1월 채용 비리 현장점검에서 △채용 청탁 9건 △특정 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점수 조작 7건 △채용 전형의 불공정한 운영 6건 등 총 22건의 채용비리 정황을 발견했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13건으로 가장 많고 국민은행과 대구은행이 각 3건, 부산은행 2건, 광주은행 1건이라고 구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은 지난 2016년 신규 채용을 진행하면서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 6건과 특정대학 출신 합격을 위한 면접점수 조작 7건이 적발됐다. 지금은 퇴임한 전 사외이사 관련자가 필기전형 및 1차 면접에서 최하위 수준인데도 전형 공고에 없는 글로벌 우대로 전형을 통과했고 임원 면접 점수도 조정해 최종 합격시켰다. 이에 하나은행은 설명자료를 내고 “채용비리 사실이 없으며 특혜채용 청탁자도 없었다”며 “글로벌 인재는 해외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별도 심사를 진행해 채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특정인을 위한 면접점수 임의 조정 사실이나 특정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점수 조작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국민은행은 2015년 신규 채용 당시 전 사외이사 자녀와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조카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윤 회장의 조카가 서류전형 840명 중 813등, 1차 면접 300명 중 273등을 했는데 2차 면접에서 경영지원그룹 부행장과 인력지원부 직원이 최고 등급을 줘 120명 중 4등으로 합격한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윤 회장의 직접개입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은 “해당 직원들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채용됐으며 향후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광주은행은 2015년 채용 때 인사담당 부행장보가 본인 자녀의 2차 면접위원으로 참석했다. 관련 임원은 이미 퇴임했다. 부산은행도 2015년 전 국회의원 자녀 등 2명에게 특혜를 줬고 대구은행은 2016년 은행 임직원과 관련이 있는 3명의 지원자를 채용했다. /서일범·황정원기자 squi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