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20여 년 전부터 추진해온 대서양 연안의 신공항 프로젝트를 전격 철회하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1일 프랑스 여론조사기업 BVA의 최신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마크롱 대통령의 지난 1월 말 기준 지지율은 47%로, 한 달 전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에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한 달 전 45%에서 1월 48%로 높아졌다.
전반적으로 은퇴자와 구직자들 사이에서 지지율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좌파 성향 유권자들은 마크롱 정부가 최근 이민정책과 관련해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취한 것을 들며 지지를 철회했다.
특히, 정부의 신공항 포기가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린 가장 큰 결정타로 분석됐다.
서부지역인 페이드라루아르와 브르타뉴 지방에서 작년 12월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66%였지만 1월에는 34%로 한 달 만에 반 토막이 났다. BVA는 “정부가 신공항 건설을 포기가 지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유권자들의 인식이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지난달 17일 서부 낭트 인근의 노트르담데랑드에 건설을 추진해온 신공항 프로젝트의 완전 포기를 선언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7억3,000만 유로(9,500억원 상당) 규모의 대형 신공항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프랑스 정부는 이 문제를 두고 주민들 간 갈등이 돌이킬 수 없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았다고 판단해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취임 후 지지율이 줄곧 하락한 마크롱 대통령은 각종 국정과제가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두 달가량 전부터 극적인 반등세를 타고 인기가 다시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신공항 건설을 포기하면서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마크롱은 대선 후보 시절 2016년의 주민투표 결과(55%가 공항 건설 찬성)를 존중하겠다면서 신공항의 계속 추진을 공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