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지난해 말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해 타당성 검증에 착수한 가운데 이달부터는 이 검증절차가 의무화된다. 업계에서는 관리처분계획의 인가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향후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 추진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를 비롯해 사업 속도 조절 등 강남 재건축사업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집값 안정세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9일부터 재건축 관리처분계획 타당성 검증이 의무화된다. 지금까지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타당성 검증 여부를 결정해 한국감정원에 의뢰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왔지만 앞으로는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의무적으로 타당성 검증을 진행해야 한다.
이 같은 내용이 포함돼 지난해 2월 통과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이 9일부터 시행된다.
타당성 검증 대상이 되는 재건축 단지는 △관리처분계획서상 정비사업 추정치(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재건축 부담금 포함)가 사업시행계획서상 기재된 액수보다 10% 증가한 단지 △관리처분계획 시 책정한 조합원 분담 규모가 조합원 대상 분양공고 시점 대비 20% 이상 증가한 단지 △조합원 20% 이상이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 당일부터 15일 이내에 검증을 요청한 단지 △시장·군수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 등이다.
타당성 검증을 할 경우 관리처분계획인가까지 걸리는 시간이 두 배 정도 늘어난다. 지자체는 관리처분인가 신청일 30일 이내에 인가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외부에 타당성 검증을 맡길 경우 결정기한이 접수 후 60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정부가 관리처분계획 타당성 검증을 의무화한다는 것은 앞으로 재건축사업을 보다 꼼꼼하게 살펴보겠다는 취지이기 때문에 올해부터 부활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맞물리면서 앞으로 재건축사업은 전반적인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각종 규제 강화로 재건축사업들이 지연될 것”이라며 “특히 그간 단기간에 크게 오른 강남 집값은 사이클상 하강 국면 진입을 앞두고 있는데다 재건축 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하락 폭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