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퀄컴, 삼성전자와 新동맹관계 구축…"공정위 소송 불개입 약속"

퀄컴, 삼성과 특허권 협약 확대 합의

"공정위 조사 이후 삼성과 장기적, 안정적 관계 쌓는 토대"

2016년 공정위의 퀄컴 심사보고서 검토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2016년 공정위의 퀄컴 심사보고서 검토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미국 반도체 대기업 퀄컴은 “삼성이 공정위에 개입을 철회하기로 했다”면서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퀄컴은 3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과 모바일 기기와 인프라 장비가 포함된 글로벌 특허권 상호 사용(cross-license) 협약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퀄컴이 서울고등법원에 한국 공정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결정 취소 소송에서 “삼성이 개입을 철회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퀄컴 측은 “삼성과 수년간 강력한 파트너십을 다져왔다. 이번 협약을 토대로 향후 양사 관계를 강화하고 확대하게 돼 기쁘다”면서 “삼성에 핵심 제품을 공급하는 관계 또한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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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퀄컴의 움직임은 공정위로부터 ‘특허권 갑질’을 이유로 부과받은 과징금에 불복해온 과정에서 새로운 반격 카드를 꺼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정위는 퀄컴이 통신용 칩 공급을 빌미로 삼성전자, 애플 등 휴대전화 제조사들에 부당 계약을 강요하는 ‘갑질’을 했다고 판단했다. 2016년 12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311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퀄컴은 이에 반발해 지난해 2월 시정명령 집행정지 신청을 냈으나 11월 대법원까지 올라간 끝에 최종 기각됐다. 특히 퀄컴이 삼성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간 “퀄컴을 상대로 한 공정위 조사에 삼성이 협조해왔다”고 주장해온 것에서 입장을 크게 선회했다.

그러나 이날 퀄컴테크놀로지라이선싱의 알렉스 로저스 부사장은 “이번 협약으로 공정위 조사 이후 삼성과 장기적, 안정적 관계를 쌓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점에서 퀄컴이 삼성과 ‘적이자 동지’로서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뜻은 회사 안팎에 겹친 악재를 뚫고 나갈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퀄컴이 삼성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퀄컴이 한국에서 불거진 반독점 분쟁을 해결하고, 브로드컴의 인수 시도를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4위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은 지난해 11월 업계 3위인 퀄컴에 1천50억 달러(114조300억 원) 규모의 인수를 제안했으나 퀄컴의 거부에 부딪혀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 중이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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