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노동계 최저임금委 압박 너무 심하다

31일 열린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위한 전원회의가 노동계의 비토로 파행을 겪었다는 소식이다. 근로자위원들이 어수봉 최저임금위원장의 언론 인터뷰를 문제 삼아 퇴진을 요구하는 바람에 회의가 중단되고 공익위원들이 퇴장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등 현안은 논의조차 하지 못해 제도개선 일정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이다.


노동계가 문제 삼는 것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과 혼란을 지적한 어 위원장의 발언이다. 어 위원장은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라 걱정된다며 속도조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경제학자 출신인 그가 사견임을 전제로 평소 소신을 밝힌 것이자 국민 대부분이 공감하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노동계는 “저임금 근로자의 아픔을 모르는 위원장은 자격이 없다”며 위원장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이 와중에 ‘제도 개악의 돌격대’니 ‘최저임금 대통령’이라는 등 인신공격성 비난까지 쏟아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어 위원장은 1996년부터 중립적 입장의 공익위원으로 활동해온 노동 분야의 전문가로 4월이면 다른 7명의 공익위원들과 함께 임기가 끝나게 된다. 그런 위원장을 흔드는 것을 보면 처음부터 제도개선에 미온적인 노동계가 사소한 문제를 트집 잡아 논의 자체를 지연시키고 위원회의 판세를 뒤집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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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잖아도 새 정부 들어 노동계의 목소리가 부쩍 커지면서 노동정책 전반을 쥐락펴락한다는 지적이 많다. 최저임금은 한해 물가 상승과 생계비·고용통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신중하게 결정돼야 한다. 대통령 공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목표대로 올리고 보완책도 마련하지 않는다면 최저임금위원회의 존재의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 위원장은 “최저임금의 보호 대상자는 어려운 근로자”라며 유연한 제도개편을 역설해왔다. 최저임금 1만원만 고집하는 노동계가 귀담아들어야 할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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