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평창 빈손 판단 땐 도발 전환...비핵화 전제 돼야 북미대화"

■ 서경펠로·전문가들이 본 '평창 이후' 한반도 정세

남북대화 진전 더딜 땐 美 대북압박 강화 예상

北 벼랑 끝 전술 맞서 美도 '코피 전략' 만지작

평창 후 한달내 北 '유연한 발언' 이끌어내야

0215A06 서경 펠로·외교안보 전문가 분석




남북대화 재개의 계기가 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지만 최근 남북교류 과정에서 불거진 북한의 일방적인 태도와 미국의 더 강경해진 대북 기류에 ‘평창 이후’ 한반도 정세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현재의 남북 해빙 무드를 지속적인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의 강 대 강 대치가 지속될 경우 잠시 억눌린 한반도 긴장감이 올림픽 이후 오히려 폭발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이들은 올림픽 기간 및 올림픽 이후 한 달 안에 북한을 비핵화 분위기로 이끌어내는 게 우리 정부의 최대 숙제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경제신문 펠로(자문단)인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미국 본토 위협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대북 정책이 계속 강경해질 것을 예고했다”고 우려했다. 북미대화에 대해서는 올림픽 동안 북한이 조금이라도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보여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 교수는 “북한에서 고위급 인사가 올림픽 기간에 내려오면 우리가 어떻게 해서든 이들을 설득해 비핵화에 대한 유연한 발언을 내놓도록 끌어내야 한다”며 “이것이 현재 정부의 가장 큰 과제”라고 지목했다.


역시 서경 펠로인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이 ‘코피 전략’을 언급하는 등 미국마저 북한의 전매특허인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판단했다. 양 교수는 “올림픽 이후 한 달이 아주 중요하다”며 “미국과 이마를 맞대고 치밀하게 조율해야 하고 한미 간에, 남북 간에 역지사지의 자세가 있어야만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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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환 동국대 북한학 교수는 “평창에서 북한과 미국이 만나지 않으면 우리가 북한도 만나고 미국도 만나서 양쪽 입장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절차를 거쳐 특사도 파견해야 한다”며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우리 정부가 중간자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 교수는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한층 강화될 것이고 북한은 그에 반발해 다시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백악관 안팎에서 한반도 관련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평창올림픽이 다가오면서 남북대화가 궤도에 오르니 남북대화의 성격을 규정하려는 것”이라며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비핵화를 지향하는 대화’를 원한다는 점을 외교 경로로 전하는 동시에 언론전도 벌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미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처럼 남북대화가 비핵화 없이 진행될 경우에는 “없다”고 내다봤다. 고 위원은 “미국, 특히 국방부는 북한이 압박을 느껴 대화로 나왔다고 보고 있다”며 “남북 간에 비핵화 논의가 없을 경우 계속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몰아가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현재처럼 비핵화 없이 남북관계가 흘러간다면 평창올림픽 이후 오히려 긴장감이 더 커지고 우리 정부가 외교적 해법을 마련하기도 보다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비핵화 논의가 없다면 북미대화 성사도 어렵고 북한 역시 남북대화를 통해 더 얻을 게 없다고 도발 국면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어렵겠지만 우리 정부가 북미 접점을 찾는 등 외교적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현·박효정기자 yhchung@sedaily.com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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