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미국에서 불거진 가격 조작설과 각국의 규제 강화에 직격탄을 맞아 2일 한때 15% 폭락하며 9,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블룸버그가 주요 거래소에서 집계한 데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일 오전 5시 21분 8,449달러를 보여 하루 만에 15.7%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가이자 12월 18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1만9,511달러에서 반토막난 것이다. 이 같은 폭락세는 가상화폐 안팎으로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한국, 중국, 미국, 일본 등에 이어 인도도 1일 정부 차원의 가상화폐 규제 방안을 내놓았다. 아룬 젠틀리 인도 재무장관은 이날 가상화폐를 법정통화로 볼 수 없으며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없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소문으로 떠돌던 가상화폐 가격 조작설이 미국에서 수면 위로 부상해 투자 심리 위축에 치명타가 됐다. 조작 의혹의 주인공은 일종의 가상화폐 교환권인 ‘테더 코인’으로, 주요 거래소 중 하나인 비트피넥스와 가상화폐 업체 테더가 배후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업체는 투자자에게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테더 코인으로 교환해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말부터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비트코인 가격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꼽던 9,000 달러가 붕괴되면서 매도세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등장했다. 가상화폐 분석 회사인 사이퍼캐피털의 닉 커크는 “규제와 관련한 뉴스가 많아지면서 시장을 혼돈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