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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모든 것 완벽한 ‘돈꽃’에 남은 한 가지 아쉬움

배우, 연출, 극본. 모든 것이 완벽한 ‘돈꽃’에 단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편성시기가 아닐까.

MBC 주말드라마 ‘돈꽃’(극본 이명희, 연출 김희원)이 3일 마지막 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20일 20.7%(닐슨코리아 전국기준), 28일 22.8% 등 연이어 시청률 20%대를 돌파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에 종영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지는 상황.




/사진=유에프오프로덕션/사진=유에프오프로덕션


‘돈꽃’은 초반 큰 기대를 얻은 작품은 아니었다. 시기적으로 MBC 드라마국의 상황이 그랬다. 지난해 11월 11일 ‘돈꽃’이 첫 방송을 할 때까지만 해도 MBC 노조는 아직 총파업 중이었다. 장혁은 방송 전 제작발표회에서 “여러 요소가 바뀌는 게 있겠지만 잘 만들고자 하는 열망으로 노력 중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돈꽃’부터 MBC 주말극의 편성이 바뀌었다. 이전까지 2개의 주말드라마가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에 걸쳐 앞뒤로 방송됐다면, ‘돈꽃’부터는 하나의 요일에 2회 연속 편성된 것. 여기에 김희원 PD는 “드라마를 두 시간 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 부담이 된다”면서 “그럼에도 좋은 콘텐츠는 보시더라. 잘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돈꽃’이 외부적으로 맞닥뜨려야 했던 요인들은 마이너스면 마이너스였지 결코 플러스 는 아니었다. 불안 요인은 한 가지 더 있었다. 주말극하면 흔히 떠오르는 막장요소가 포함돼있다는 것. 출생의 비밀과 여기에서 비롯된 복수의 서사, 이제는 없으면 허전한 불륜 등. 그럼에도 ‘돈꽃’은 이를 극복하고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어냈다.


‘돈꽃’의 성공 요인은 어쩌면 막장이라고 불릴 수 있을만한 요소를 품격 있게 풀어냈다는 것이다. 드라마가 막장이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 것은 소재 그 자체보다는 디테일. 김희원 PD가 “이야기의 원형 자체에 새로운 것은 없다. 유명하고 훌륭한 작품도 원형을 보면 막장 코드가 들어있다. 이걸 불쾌하지 않게 전달할 자신이 있다”고 말한 데에 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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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에프오프로덕션/사진=유에프오프로덕션


‘돈꽃’은 충격 전개를 이어가면서도 인물의 감정을 세심하게 지휘했다. 섬세한 연출 아래서 재벌가의 카리스마가 빛났으며, 단순히 주말극에 가두기 아까울 정도로 촌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반복되는 내용으로 고구마와 사이다를 반복하는 주말극들과 달리 ‘돈꽃’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이어나갔다. 24부작이라는 길지 않은 호흡도 큰 몫을 했다.

특히 복수의 주체가 장혁이라는 점에서 이 작품은 더욱 힘을 얻었다. 장혁은 비밀을 가진 주인공으로서 여러 인물들과 복잡한 관계를 맺으며 안정적으로 중심을 잡고 있다. 이미숙과 장승조가 보여주는 위태로운 악역의 매력과 이순재가 쏟아내는 위압감 등은 작품에 확실한 날개를 달았다.

이미 지난해 MBC 연기대상에서 주말극 부문 남녀 최우수연기상(장혁·이미숙)과 남자 우수연기상(장승조)을 가져갔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장혁은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깝게 최우수상에 멈춘 바. ‘돈꽃’은 연기대상 이후로도 매주 기록을 갈아치우며 더 큰 화제성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돈꽃’을 주말극에 편성한 MBC에 “감이 없다”는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MBC가 최근 평일 미니시리즈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다 10여 년 전 드라마까지 재방송하는 것과 비교할 때 ‘돈꽃’이 보여준 완성도가 아깝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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